홈런포 없는 삼성, 가을야구 나가도 소용없어

입력 2018-11-04 18:41:58 수정 2018-11-04 20:52:05

공 갖다맞히는 ‘슬랩 히터’체질…‘슬러거’보강에는 관심없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1사 1루 SK 박정권(왼쪽)이 우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한동민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1사 1루 SK 박정권(왼쪽)이 우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한동민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면 한국시리즈까지 내달릴 수 있었을까?

올해 가을야구의 최대 변수는 홈런이다. 홈런을 누가 더 때려내느냐에 따라 각 팀 희비가 완전히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더라도 대포 싸움에서 열세를 보이며 곧바로 짐을 쌌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대권을 다시 노리려면 지금보다 홈런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 선수단 구성대로라면 페넌트레이스 5강 진입에 성공하더라도 가을야구라는 단기전에선 거포 부족을 실감하고 맥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올해 팀 홈런은 146개로 리그 9위다. 1위 SK 와이번스와는 무려 87개나 차이 난다. 삼성은 지난달 13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다린 러프가 홈런 3개를 몰아치지 않았다면 자칫 꼴찌(NC·143개) 굴욕까지 당할 뻔했다.

야구의 꽃, 홈런은 단기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총력전인 경기에선 홈런 한 방이 경기 전체 흐름을 단숨에 뒤바꾼다. '홈런 군단' SK가 올해 포스트시즌 내내 이를 증명해 보였다.

최근 대량 방출을 신호탄으로 과감한 팀 리빌딩을 추진 중인 삼성은 그러나 '대포 보강'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트레이드나 FA 등 외부에서 슬러거를 영입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올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뒤 처음으로 '20홈런 쿼텟'을 달성했다. 러프(33개), 강민호(22개), 이원석, 구자욱(이상 20개) 등 4명이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이 이에 고무되면서 거포 영입을 우선순위에서 제외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사상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으로 20홈런 이상 타자가 역대 최다인 35명이다. 거포의 기준점이었던 20홈런은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으로 가치가 떨어졌다.

리그 최고의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슬랩 히터(slap hitter·공을 갖다 맞히는 타격을 하는 타자)보다 슬러거가 많아야 홈 어드밴티지가 발생하는 건 상식이다. 삼성이 홈런포가 속출하는 올해 가을야구를 어떤 심정으로 지켜보는지 궁금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