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1호 박사' 학덕비 34년만에 제자리

입력 2018-10-21 18:32:27

고 박관숙 교수, ‘독도=한국땅’ 법적 기반 마련

국내 첫 독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관숙 전 연세대 법학과 교수 학덕(學德)비 제막식이 20일 오후 울릉읍 도동약수공원에서 열렸다. 울릉군 제공
국내 첫 독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관숙 전 연세대 법학과 교수 학덕(學德)비 제막식이 20일 오후 울릉읍 도동약수공원에서 열렸다. 울릉군 제공

'독도 1호 박사' 고(故) 박관숙 교수(1921~1978) 추모비가 34년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울릉군은 국내 첫 독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관숙 전 연세대 법학과 교수 학덕(學德)비 제막식을 20일 울릉읍 도동약수공원에서 가졌다.

고 박관숙 교수는 독도의 법적 지위에 관한 연구를 통해 학술적으로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독도 영유권을 공고히 다져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울릉군에 따르면 평안북도가 고향인 박 교수는 1944년 도쿄국제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경북대, 이화여대 등에서 후학을 가르쳤고 1960년부터는 연세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박 교수의 독도 사랑은 남달랐다. 그는 1953년 대한국제법학회를 설립해 이끌며 독도 연구에 매진했다. 학회지 '국제법학회논총' 1956년 창간호에 게재한 논문 제목 또한 '독도의 법적 지위'였다. 1968년 그는 그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독도의 법적 지위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 교수가 세상을 떠난 뒤인 1984년 '성균관대 독도를 사랑하는 학우들의 모임' 소속 학생들은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독도에 세울 목적으로 '박관숙 교수 학덕비'를 제작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독도의 특성상 건립은 무산됐고 학덕비는 잊혀졌다.

이 학덕비는 2010년 울릉군 저동항 어선입출항신고소 철거 당시 창고에서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독도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왔다. 울릉군은 "초기 독도 연구자의 노력을 후대가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도동약수지구 정비사업 내용에 포함시켜 이날 학덕비를 제막했다. 제자리를 찾기까지 34년이 걸렸다.

제막식에는 김병수 울릉군수와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 유가족, 학덕비 제작에 참여했던 성인숙(57·당시 가정관리학과 4년) 씨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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