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당 30편 중 민항기에는 6편만 할당돼
항공사 선호 시간대 꽉 차 수요 맞는 확장 어려움
"'군기지 협정' 등으로 할당 슬롯 정하고 확장해야"
대구국제공항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취항 확대로 폭발적인 여객 수요 증가세를 이어감에 따라 포화 상태인 민항기용 활주로 용량(SLOT·슬롯) 확장이 시급하다. 3면
슬롯을 더 확보하지 못한다면 통합 신공항으로 옮기기 전까지 약 10년 이상 대구공항이 더 이상 성장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슬롯이란 한 공항에서 1시간 동안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최대 편수를 말한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자유한국당)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공항에서 민항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슬롯은 최대 6편에 불과하다. 이는 김포공항(41편)이나 김해공항(주중 17편, 주말 24편), 제주공항(35편)은 물론, 대구공항보다 여객 수요가 적은 무안공항(29편)이나 양양공항(9편)보다도 적은 양이다.
대구공항이 공군과 활주로를 공유하는 형태여서 슬롯을 군에서 배분받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대구공항은 활주로 두 곳을 갖춰 시간 당 30편, 연간 14만 편에 이르는 항공기를 소화할 수 있지만, 공군에서 민간 항공기 슬롯으로는 시간 당 6편 정도만 배분하고 있다.
때문에 취항 노선이 늘어나면서 항공사들이 선호하는 오전 8시~9시, 오후 8시~9시 등의 시간대는 이미 슬롯이 꽉 찬 탓에 노선을 수요에 맞춰 확장하기가 어려워진 실정이다. 실제로 필리핀항공은 올 하반기 대구~마닐라 노선을 주 2회(월·목) 새롭게 취항하고자 신청서를 냈지만, 국토부는 해당 시간대에 민항용 활주로 슬롯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김 의원은 "현재 부족한 슬롯을 추가로 배정해달라고 군에 요구하고 있지만, 군은 작전상 추가 용량 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항공사가 선호하는 취항시간대에는 활주로 용량 포화로 인해 신규 노선 취항이 곤란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항공사 선호 시간대에 국제선 노선을 추가로 취항하려면 군 슬롯을 민항에 이전하는 등 추가 슬롯 확보가 절실하다"며 "보다 안정적인 민항 슬롯 운영을 위해서는 '군 기지 협정' 등을 통해 민항용 슬롯을 명확히 확정짓는 일도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대구공항과 같은 군 공항인 김해공항의 경우, 담당 부대인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과 군기지 협정을 체결해 슬롯을 주중 17편, 주말 24편으로 명확히 정해뒀다. 그러나 대구공항은 항공사가 슬롯을 요청하면 그때마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측에서 검토한 뒤 허가하는 유동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군 제11전투비행단 관계자는 "슬롯은 전투기와 민간항공기의 안전을 고려해서 배정하며, 올 하반기 기준으로 민항기의 슬롯 실제 이용률은 총 가용 슬롯 대비 3분의 2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은 최근 공항 활성화로 일부 시간대에 운항이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이달 28일부터의 동계 정기운항 슬롯을 일부 시간대에 한해 확대 시범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군기지 협정에 관해서는 "김해와 대구기지 모두 기지사용합의서에는 슬롯에 대해 명시하고 있지 않고, 공군과 부산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가 협의해 슬롯을 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해외 선진공항에서는 활주로가 하나 뿐이어도 시간 당 40편 이상의 슬롯을 유지하고 있는데, 대구공항은 활주로가 두 개이면서도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슬롯이 30편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진공항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하고, 민·군 협의체를 구성해 공항 전체의 활주로 용량 확대방안을 마련하는 등 민항 슬롯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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