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가득한 서문시장 야시장 "밤이 즐거워요"

입력 2018-10-15 20:00:00

대구의 관광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서문시장 야시장이 많은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박노익 기자 noik@msnet.co.kr
대구의 관광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서문시장 야시장이 많은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박노익 기자 noik@msnet.co.kr
야시장은 요리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음식 맛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야시장은 요리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음식 맛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조선시대 평양장·강경장과 함께 3대 장이었던 서문시장은 전통만큼이나 규모가 크고 먹거리와 볼거리가 넘친다. 시장 자체가 관광지다. 4천600여 개 상가에서 2만여 명의 상인이 침구류·한복·의류 원단·건어물 등을 판다. 서문시장 먹거리의 백미(白眉)는 2016년 6월에 개장한 전국 최대 규모의 야시장이다. 시장 주 출입구 건어물 상가 앞 350m 거리에 80여 개의 노점이 365일 매일 밤 불을 밝힌다. 평일 2만·3만 명, 주말 6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가던 걸음을 절로 멈추게 하는 맛있는 냄새, 흥겨운 노래, 어둠을 환히 밝히는 전등, 밝은 웃음으로 손님들을 반기는 젊은 상인들, 이곳을 들른 손님들은 오늘도 지갑을 연다.

야시장미국에 살다 귀국해 언니와 야시장으로 밤마실 왔다는 배주연(왼쪽) 씨.
야시장미국에 살다 귀국해 언니와 야시장으로 밤마실 왔다는 배주연(왼쪽) 씨.

◆350m 거리에 늘어선 80개의 노란 부스

오후 7시가 가까워지자 기존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그러자 어디선가 등장한 간이 매대 80개(식품 65, 상품 15)가 순식간에 건어물 상가 앞 350m 거리를 가득 메운다. 맛집으로 소문난 인기 판매대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매대 수 기준으로 전국 최대 야시장이다. 매대 운영자 상당수가 20, 30대로 이들은 먹거리 품평회를 거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점한 열정을 갖진 젊은이다. 그래서 이들이 선보이는 음식은 이색적이고 차별화돼 있다는 평이다. 서문시장 글로벌육성사업단 정혜윤 과장은 "서문시장 야시장은 전국 최대 규모의 야시장답게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가 어우러진 특색 있는 야시장"이라면서 "시민들이 많이 찾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밤이 깊어지는 만큼 줄도 더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촌놈탕슉"은 야시장 대표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돼지고기 등심과 감자전분, 싱싱한 채소, 특별한 소스로 만든 찹쌀탕수육은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쫀득쫀득하다. 지난해 3월 입점했다는 김동현(30)씨는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야시장인만큼 양도 푸짐하게 준다. 이를 발판으로 가게 차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치즈떡갈비스테이크 매대를 운영하고 있는 손보영(39) 씨 역시 열심히 노력해 가게도 차리고 결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게를 차리게 되면 떡갈비 한가지만 부족해 여러가지 메뉴를 개발 중"이라고 했다. 더 밥스는 시장에서 꾸준하게 장사가 잘 되는 집 가운데 하나다. 김에 구운 삼겹살과 오이, 당근, 오이고추, 상추 등을 넣고 말은 삼겹살김밥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화사한 소대창"은 걸그룹 마마무 화사가 곱창 먹방으로 손님이 늘어 인기를 얻고 있는 부스이다. 주인은 "가수 화사 덕을 톡톡히 봤다"고 활짝 웃었다.

야채뚱땡이삼겹말이도 인기다. 깻잎과 양배추, 생송이 버섯, 파프리카, 쌀떡 등을 삼겹살로 말았다. 쌀떡이 들어가 씹는 맛도 있다. 추정숙 씨는 "삽겹살과 채소가 잘 어우러진 맛이라 남녀노소 다 좋아한다. 포장도 많이 해간다"고 했다.

얼굴을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김동진(25) 씨는 "졸업을 앞두고 돈도 벌고 그림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열심히 하고 있다"며 "평일에는 10여 명, 주말에는 두세 배 손님이 몰린다"고 말했다.

데이트를 이곳에서 한다는 대학생 커플 이민우(24)·윤지현(22) 씨는 "먹거리 종류도 많고 볼거리도 많아 자주 찾는다. 음식 가격도 저렴해 데이트하기에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중석(44) 씨는 "집 근처라 자전거를 타고 가끔 오는데, 요리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맛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살다 친정에 다니러 와 언니와 야시장으로 마실나왔다는 배주연(47) 씨는 "대구가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야시장이 없었는데 와 보니 볼 것도 먹을 것도 많다. 언니와 맛있는 음식도 먹었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관광 명소로 부각

서문시장 야시장은 이제 대구의 관광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 성공비결은 전국 최대 규모 야시장, 접근성이 좋은 다운타운 중심가에 위치한 점도 있지만 우선 문화콘텐츠와 연계한 점에 눈에 띈다. 매주 진행되는 시민참여형 가요제인 '서문가요제-오픈마이크', 매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스트리트댄스 경연대회'와 ''프로레슬링 경기' ,그리고 연중으로 지속되는 '버스킹 무대'는 야시장을 방문하는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으로 하여금 먹거리 이외의 즐거움과 추억을 선사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든 콘텐츠는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소통형'으로 기획돼 호응을 얻고 있다. 정혜윤 과장은 "주변의 청라언덕, 계산성당, 김광석 거리, 동성로 다운타운가 등과 연계해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온라인 마케팅도 한몫했다. 서문시장 야시장 홈페이지(www.nightseomun.com)를 보면 소식과 공지를 내보내는 홈페이지가 아니라 일반인과 관광객들이 많이 활용하는 SNS(페이스북), 블로그(blog.naver.com/nightseomun)와 연동돼 매주 새로운 소식과 매대 소개에 대한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또 현장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또한 지속적으로 관리된다.

또 야시장 운영의 기본을 지키고 있다. 위생(마스크·모자 착용)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운영·관리하고 있다. 정혜윤 과장은 "이런 성공요인으로 각 시도에서 서문시장야시장을 벤치마킹하러 찾아오는가 하면 2017년 문체부로부터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연중 무휴 운영

서문시장 야시장은 추석·설 전날을 제외하고 연중 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평일(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7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금·토요일은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이다.

현재 가을 축제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데, 20일에는 지역 댄서들과 함께하는 스트리트 댄스대회, 21일에는 프로레슬링 파이널 매치가 상설무대에서 열린다.

◆매대 운영자(셀러)가 되려면

매대 운영자(셀러)는 1년에 상·하반기 두 번 모집한다. 신청자격은 만 18세에서 50세 사이로 지역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식품 부문의 경우 야시장 방문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색있는 먹거리면 된다. 상품 부문은 핸드메이드제품, 우수중소기업제품, 재능상품, 공산식품 등 독창적인 아이템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식품분야는 전문가 심사위원의 1차 서류심사를 거쳐 외국인이 포함된 30여 명의 시민평가단과 식품·외식 전문가 심사위원이 함께 평가하는 2차 품평회를 통해 선발된다. 상품분야는 전문가 심사위원의 1차 서류심사와 상품기획(MD), 디자인, 마케팅 전문가 심사위원의 2차 품평회를 통해 최종 선발된다.

정혜윤 과장은 "영업이 잘 돼 다른 곳에서 자신의 가게를 차리기 위해 자진 퇴점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출실적, 교육참여, 규정준수, 사회공헌도, 위생상태, 친절도 등을 1년 단위로 평가해 퇴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응시원서 접수방법은 대구시 홈페이지(www.daegu.go.kr) 및 서문시장 야시장 홈페이지(www.nightseomun.com)에 게시된 공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