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학살 공범자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노벨 재단 "아웅산 수치 행동은 유감…평화상 박탈은 불가"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으로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치 자문역의 캐나다 명예시민권이 공식 박탈됐다.
캐나다 상원은 2일(현지시간) 래트나 오미드바 의원이 제안한 수치 자문역의 명예시민권 박탈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 공식 절차를 마무리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27일 수치 자문역의 명예시민권 박탈을 만장일치로 의결, 상원에 넘겼다.
수치 자문역은 미얀마 군부의 대규모 로힝야 족 탄압을 묵인, 외면해 국제적 비난을 받아왔고 캐나다에서도 명예시민권 박탈 여론이 높았다.
지금까지 캐나다가 명예시민권을 부여한 국제 인사는 수치 자문역을 포함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등 모두 6명이다.
수치 자문역은 지난 2007년 미얀마 민주화 및 인권 운동의 공로로 하원 의결을 통해 명예시민권을 부여받았으나 이날 최초의 박탈 사례를 기록했다.
박탈 동의안을 제안한 오미드바 의원은 "수치와 미얀마, 그리고 세계를 향한 합당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 학살의 공범자는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는 강력한 목소리를 이곳 캐나다에서 세계를 향해 보낼 필요가 있다'며 "캐나다 명예시민도 당연히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노벨 재단은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을 방관하고 두둔한 아웅산 수치의 행동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노벨평화상을 박탈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벨재단의 라르스 하이켄스텐 사무총장은 2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하이켄스텐 사무총장은 "우리는 미얀마에서 수치가 미얀마에서 한 일들이 많은 의문을 낳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우리는 핵심 가치인 인권을 지지한다"며 "따라서 그녀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이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그렇더라도 노벨상을 박탈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려면 노벨상 수상자의 사후 공적을 끊임없이 논의해야 한다"며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일을 노벨상 수상자가 사후에 저지르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 진상조사단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얀마 군부가 인종청소 의도를 갖고 로힝야족을 상대로 대량학살과 집단성폭행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리고, 고위장성 6명을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