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어른'이 된다는 의미

입력 2018-10-03 13:17:31

김영남 카이로스 댄스컴퍼니 대표

"철들자 죽는다"는 말이 있다.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힘들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른이 되면 안다', '어른 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말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한번 쯤은 하는 말일 것이다. '어른답지 못하다', '어른이 그러면 안되지' 등도 손아랫 사람이 손윗 분의 부적절한 행동을 보고 한번씩 불평삼아 툭 내뱉는 말이다. 새삼 '어른'이라는 말을 한번 꼽씹어보게 된다. 시대적인 변화 속에서 어른의 의미도 조금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남 카이로스 댄스컴퍼니 대표
김영남 카이로스 댄스컴퍼니 대표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1.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2. 결혼한 사람 #3. 나이나 지위 등 항렬이 높은 윗사람. 하지만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말도 사전적 의미만으로 어른의 속뜻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우리가 흔히 어른이 된다고 하는 나이는 주민등록증이 나오는 성인이 되는 만 19세를 말한다. 성인이 된다는 성인식을 치르고도 사전적 의미처럼 결혼을 해야 어른이다 아니면 자식을 길러야 어른이 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형식적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어른의 길은 멀기만 한 것 같다.

인간은 어릴수록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고, 남의 의견을 받아드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말을 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경험과 지식이 빈약해 자신의 판단을 행동으로 옮길 때 어려움을 겪는 어린 사람, 쌓인 지식과 경험은 풍부하지만 고집과 아집에 사로잡혀 자신과 맞지 않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 사람을 다양성으로 인정하지 않고 틀린 것으로 간주하거나 고치려고 득달하는 이들이 많이 본다. 어른이 될수록 더 유연해져야 함에도, 마음의 여유는 더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유연한 사고를 가지면서도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알고, 다름을 받아들이면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이라는 나이는 어디쯤 일까. 정답은 사람마다 천차만별.

공자는 '논어'에서 70세를 '뜻대로 행하여도 도(道)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하여 '종심'(從心)이라고 불렀다. 대략 정년퇴직도 하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나이다. 하지만 이상적인 의미에서 보면 70세의 어른으로서 인격이 완성되는 나이를 말한다. 만 19세만 넘어도 사전적 의미의 어른에서 그 속에 담긴 진정한 뜻을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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