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석포제련소 공개 개방, 환경단체 "북한식 행사" 비난

입력 2018-07-27 18:01:09 수정 2018-07-27 21:16:09

26일 급작스럽게 열린 영풍석포제련소 공장개방을 두고 '꼼수' 비판이 나온다.

잘못을 시정하기보다는 환경 문제로 불거진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진행 중인 조업정지 행정심판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48년 만에 이뤄진 공장 개방에도 '정치적 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참관 의사를 밝혔음에도 영풍석포제련소 측으로부터 '노'(NO)라는 의사를 전달받아 여러 의혹을 확인할 수 없는 자리가 됐다는 것.

환경단체들은 "개방한 곳이 황산공장, 아연주조공장, 정수공장 등으로 국한됐고 이곳은 환경오염과는 무관한 곳이다"며 공장개방에 공장 측의 의도가 있음을 주장했다. 또한 환경단체들은 "개방시간이 50여 분에 불과했고, 공장 측은 취재진과 방문객들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개방행사에 참여한 A 씨는 "직원들이 정해준 장소 외에는 갈 수 없었다"면서 "영풍석포제련소의 이번 행사는 마치 북한이 핵시설을 폐기할 때 기자단 취재 동선을 통제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평소 지적된 슬러지 저장소와 폐수 침전조, 황산 탱크 등을 보여주지 않은 채 중앙 행심위의 심리를 앞두고 조업정지처분 취소 결정을 끌어내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사를 벌인 것"이라며 "기자단을 초청하기 이전부터 제련소 주변에서는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한 대대적인 청소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행사와 관련, "영풍석포제련소는 대규모 유해물질 배출사업장임에도 행정기관의 유해물질 대책과 토양오염 정화 명령에는 소송을 벌이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한 조업정지 명령을 겸허히 수용하고 지금까지 드러난 모든 환경문제에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강인 영풍그룹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는 주민과 소통하고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를 걱정하는 분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행정심판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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