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평리동 평리네거리 땅 밑에 묻힌 500㎜ 상수도관이 25일 새벽 터지면서 도로가 잠기고 한때 교통이 전면 통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무더위 속 시민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2시간쯤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4천940가구의 인근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이번에 드러난 문제는 여럿이다. 먼저 땅 밑 낡은 상수도관 교체라는 현실적인 문제다. 대구시의 현재 매설 상수도관은 7천969㎞에 달한다. 1970년대에 묻은 관도 적잖다. 도시 확장과 도심 변화 등으로 관의 내구 연한(30년)이 넘어도 건물, 교통시설 등 숱한 장애물로 바꾸지 못한 상수도관도 여전하다.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그냥 둘 일은 아니다.
또 낡은 상수도관 교체가 사업소별 신청 자료를 바탕한 상수도본부의 순위 결정으로 이뤄지지만 설치 햇수를 따져 순차적으로 교체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치 연도와 노후 정도가 교체 순서와 부합하는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재 대구시가 마련한 노후 상수도관의 교체를 위한 계획을 재점검하여 합리적인 우선순위 결정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이번에 드러난 땅 밑 누수와 예산 낭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배관 노후 등으로 누수가 되면서 입은 손실만도 80억원 정도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누수 손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다. 지금으로서는 속수무책에 가깝다. 아깝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대구시의 누수 대책이 겉돌았음을 보인 사례가 될 만하다. 서둘러 누수 방지 대책을 세워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는 되돌아볼 일이다. 지금까지 땅 밑 상수도관 관리 행정의 허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땅 밑 관리가 어려운 만큼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대구시의 대책은 피할 수 없다. 달라진 상수도 행정을 주문하는 까닭이다. 대구시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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