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얕보지 말라" 올 수능 작년보다 어려울 듯

입력 2018-07-09 05:00:00

영어 6월 모평 1등급 비율, 작년 수능의 '반토막'
절대평가 영향력 무시하다 '수능 최저' 낭패 우려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90점 이상만 획득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어 ‘영어는 어려운 영역이 아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은 4.19%(2만1천762명)에 그쳤다. 2018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10.03%(5만2천983명)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절대평가인 영어를 쉽게 생각하다가 자칫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절대평가라고 해서 시험의 난도가 낮아졌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수능에서 영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 수능 작년보다 어렵게 나올 가능성
지난해 절대평가로 처음 시행된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각각 8.08%, 5.39%였다. 그러다가 2018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는 1등급 비율이 무려 10.03%를 기록했다. 이전 상대평가 수능에서 영어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2016학년도 9.0%, 2017학년도는 7.82%임을 감안할 때, 수험생들의 영어의 난도는 체감상 낮아졌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치러진 고3 3월, 4월, 6월 시험에서 모두 영어 1등급 비율이 10%를 넘지 못했다. 이러한 경향이 이어진다면 2019학년도 수능은 2018학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는 신유형 1문항과 더불어 1등급을 가르는 초고난도 문제가 2개 정도 나왔다.
박상영 대구 계성고 교사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이 줄것이라고 주장하려는 정치적 결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하지만 출제진은 영어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수능 4개 영역 중 쉬운 과목은 없다는 각오로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1등급의 비율은 변할 수 있다. 그렇기에 평소 안정적인 1등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상위권은 목표점수를 1등급 마지노선인 90점으로 잡지 말고 좀 더 높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어 학습량을 급격하게 줄이거나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입시 측면에서 최적의 활용 방법 찾아야
2018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늘어나면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한 인원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최저학력 기준 충족자 증가는 실질 경쟁률 상승과 더불어 합격선의 상승을 불러오는 효과로 나타났다.
결국 수시 측면에서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영어 영역 포함 여부가 핵심이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등의 경우는 최저학력 기준 충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므로 영어를 전략 과목으로 활용하는 것이 수시 대비의 주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영어 영역을 별도 등급으로 지정하여 적용하는 성균관대, 연세대 등은 최저학력 기준 충족을 위해 영어를 지정 등급만큼 올려야 하고, 동시에 나머지 영역의 학습 목표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

또 정시에서 영어 반영 방식이 대학별로 다양해지면서 환산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해야 한다.
영어 등급에 일정 비율을 반영해서 총점으로 계산하는 경희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등의 경우 영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반영 비율을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한다면 영어 상위 등급을 반드시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에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처럼 등급별로 가·감산하는 대학의 경우 영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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