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연속 심장 이식 수술에 한몫 했지요"
우리 몸의 엔진 지킨다는 사명감에
인체 활력 최일선 담당하는 보람 커
퇴근해도 응급호출 긴장의 끈 못 놔
심부전 치료 방법 과정 선진화 노력
"힘든 만큼 보람도 크죠. 희열과 만족감도 만끽할 수 있어요. 위험 부담도 크긴 하지만요."
전공은 심장내과, 심부전과 심장 이식 등이 전문 진료 분야다. 얼핏 들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김인철(38) 계명대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시원스레 웃어넘긴다. 그는 "챙기는 환자군이 가장 넓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내과를 택했고, 내과 중에서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분야라 심장내과에 지원했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다"고 했다.
심장은 우리 몸의 엔진.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심부전이 생긴다. 모든 심장 질환은 결국 심부전으로 넘어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장 질환의 종착역이 심부전인 셈. 김 교수는 "심장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경우면 이식 외엔 대응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런 환자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이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우리 몸의 엔진을 지킨다는 사명감
국내에서 최초로 심장 이식에 성공한 것은 1992년. 동산병원에 근무하던 김 교수는 심장 이식의 개척지인 서울로 옮겨 2년간 심장 이식과 재활, 심부전 등을 공부한 뒤 복귀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요즘과 달리 지방에선 심장 이식에 대해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공부하러 갔는데 교수직을 제안받아 임상조교수로 재직하다 돌아왔다"고 했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지만 그 역시 어쩔 수 없는 직장인. 집에 있다가도 전화기가 울리면 불안하다. 직장(병원) 번호라도 뜨면 더욱 그렇다. 응급 시술 또는 응급 환자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 사명감이 없다면 버틸 수 없다.
김 교수는 "의사 면허를 딴 지 13년이 됐는데 아직 집에서도 전화기를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나도 쉽지 않다고 느끼는데 소방관, 경찰관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존경스럽다"고 했다.
여유도 별로 없다. 병원에선 수술이 없거나 환자를 보지 않을 때도 해야 할 일이 많다.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고, 연구하면서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그는 "스트레스는 결국 술로 풀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이 많아지다 보니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여러모로 빡빡해졌다"며 "환자 아니면 학생을 보는 게 일상이다. 가정을 챙기기 쉽지 않다. 위기 상황이다. 가족에겐 미안할 뿐이다"고 웃었다.
◆심장 치료의 메카를 꿈꾼다
동산병원은 지난해 3월 대구경북에서 최초로 심장 이식을 성공시킨 곳. 이후 최근까지 21회 연속으로 심장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김 교수도 한몫했다. 그는 올해 1월에 한 달간 심장 이식이 활발히 이뤄지는 미국 세다스-시나이 심장연구소에 단기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합병증에 대응하는 방법 등 선진 시스템을 보고 배우기 위함이었다.
사람의 장기, 그것도 몸의 엔진이라는 심장을 옮겨 안착시키는 게 쉬운 일일 리 없다. 김 교수는 "제한된 정보로 심장 이식을 할 사람인지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정하면 기를 쓰고 살려야 한다"며 "이식 후 관리도 중요하다. 심 봉사가 동냥젖 먹이고 다니듯 각 과를 전전하면서 일일이 챙기지 않으면 언제 상황이 악화할지 모른다"고 했다.
심장을 다루는 의사들이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 교수는 "우리 심장내과는 '바이탈'(사람의 활력 징후)이 닿는 최일선에 있는 과라는 점이 매력"이라며 "앞으로 심부전을 치료하는 제반 시스템이 완비되고 치료 방법과 과정을 선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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