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과 간 협진 늘어 장점
혁신·창의적 치료법 한계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벌였던 게 2016년 3월이니 벌써 2년 전이다. 책이나 영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만 같았던 일들은 어느새 현실이 됐다.
각 기업은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기 위해 인공지능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상도 달라지고 있다. 음성인식 정보검색 서비스, 자율 주행 셔틀버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사람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의료계에도 인공지능의 손길이 미쳤다.
'인공지능 의사'라고도 불리는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이하 왓슨)가 도입된 것이다. 지난 18일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왓슨 도입 1주년을 기념해 '인공지능 미래의료 심포지엄'을 열고, 연구 결과와 발전 방향을 짚어보기도 했다.
◆AI 왓슨과 대가대병원 의사 의견 일치율 88%
왓슨은 암 진단과 치료를 돕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에 의료 정보를 구축, 의사가 환자의 정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성공률이 높은 치료법을 제안한다. 201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난해 왓슨을 도입해 진료를 시작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측은 왓슨의 추천과 의료진의 의견 일치율이 88%였다고 전했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왓슨 포 온콜로지 1년의 경험'을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왓슨을 이용한 암 진료 258건 중 대장암이 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39건), 부인암(38건), 직장암(37건), 폐암과 위암(2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다학제(여러 진료과 전문의가 모여 함께 진료하는 것) 진료 환자 수는 왓슨을 사용하기 전인 2016년에는 86명에 그쳤다. 하지만 왓슨을 사용한 후에는 크게 늘어 2017년 261명, 2018년(이달 16일까지) 159명에 이르렀다.
고 교수는 "다학제 협진의 활성화, 환자와 보호자의 신뢰도 향상에 기여하는 등 상당한 의미를 보여줬다"며 "왓슨을 활성화하면 많은 암 환자들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시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장하는 왓슨, 만족도 더 높아질 것
4차 산업이라는 말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계에선 인공지능과 로봇 수술, 헬스케어 등이 4차 산업의 대표적 주인공들이다. 왓슨은 의료계 문화에 변화를 줬다는 시각도 있다. 다학제 진료에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상명하복 문화에다 다른 진료 과와 기 싸움 등으로 의견을 주고받기 쉽지 않을 수 있는데 왓슨이 사이에 끼어 있다면 그럴 일이 크게 준다는 얘기다. 왓슨의 결정에 기분 나빠할 필요도 없다.
물론 왓슨을 두고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왓슨이 방대한 데이터를 소화하긴 해도
'흔한 요법'을 제시할 뿐, 좀 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치료법을 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주로 북미에 기반을 둔 데이터를 학습해온 탓에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위암과 관련해서는 주치의의 판단과 일치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별 특성이 반영되고, 데이터가 좀 더 축적되는 등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미래의료 추진단'을 꾸렸다. 이곳 단장인 전창호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이곳을 중심으로 왓슨의 운영과 활용뿐 아니라 4차 산업과 연관된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NGS) 도입 운용, 영상 판독 인공지능 개발, 빅데이터 관련 사업 참여 및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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