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대표적 기업인 DGB금융지주'대구은행(이하 DGB)이 창립 51년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비자금 조성'횡령에다가 직원 채용 비리 등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2년 전부터 DGB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증권사 인수 작업도 풍파 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가히 사면초가 신세다.
DGB가 겪고 있는 불신과 위기는 최고경영자(CEO)인 박인규 회장의 리더십 붕괴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박 회장 본인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이미 여러 차례 경찰 소환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검찰의 수사 칼날이 대구은행에 조여들고 있다. 직원 채용 비리 의혹 관련자가 금감원 피고발 대상 3명 이외에 수십 명 더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DBG 간부 부인회를 경유한 또 다른 횡령 의혹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DGB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꿈꾸며 2015년부터 추진해온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이 최근 들어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것은 심상치 않다. 4천500억원을 들여 하이투자증권을 이달 말까지 인수하겠다는 것이 DGB의 당초 로드맵이었지만, 금융위원회 허가가 안 떨어져 답보 상태에 빠졌다. DGB 측은 사업계획서의 보완'수정 지시를 금융위로부터 받은 상태일 뿐 인수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금융계 안팎에서는 '미운털' 박힌 박 회장이 완전히 물러나지 않는 한 금융위가 허가를 호락호락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DGB가 겪는 위기의 상당 부분은 'CEO 리스크'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CEO가 DGB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조직을 추스르고 진정한 혁신을 하려면 CEO 리스크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은행장 사퇴 의사만 밝혔을 뿐 금융지주 회장 거취는 상반기 중 표명하겠다면서 버티고 있다.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고 모양새도 좋지 않다. 더욱이 그가 회장 자리를 유지하려는 것은 차기 은행장 임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꼼수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은 자리에 연연해서 안 된다. 그래야만 DGB에 살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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