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박동일 박사 '동북아문화연구'지에 논문 발표

입력 2018-03-09 00:05:00

조선 국왕 의상'왕실국장 수놓인 '亞'는 '黻'로 최고 권위 상징

조선시대
조선시대 '대여'에 씌어 있는 글자가 '아'자 아니라 '불'자라는 논문이 나왔다.
조선시대
조선시대 '구장복'(왕이 입는 옷)

조선시대 국왕이 입는 면복과 중단(포 형태의 흰색 비단옷)을 비롯해 왕실국장에 사용하는 의장물인 대여(붉은 칠을 한 나무판에 집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한 것)와 삽(흰 천에 수놓은 것으로 국장 행렬에서 대여의 좌우에 늘어서 있는 것), 방상씨(귀신을 쫓기 위해 무서운 모습으로 분장한 사람)의 방패 등에 씌어 있는 '아'(亞)자(字)가 사실은 '불'()자(字)라는 연구논문이 나왔다. 여기서 불은 곧 불록(祿)복(福)자를 의미한다.

국립부경대학교 동북아시아문화학회지인 동북아문화연구 제53집에 실린 연구논문 '조선 왕실의례에 나타난 불자연구'는 흔히 아자로 알려져 있는 글자가 사실은 불자임을 문헌자료를 통해 밝히고 있다.

불자는 고려시대 왕실 복식과 백관복의 의상, 조선시대 왕실 복식과 국장의제에 사용되었던 글자다.

논문을 발표한 박동일 박사(영남대 민속학)는 "지금까지 불자를 아자로 알고 있었기에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사상 해석에 많은 오류가 있었다" 며 "불자는 지상 최고의 복록, 최고의 권위, 지존을 상징하며 복위존영의 함의와 역사적 문화적 지속성의 연원을 가지고 고대 천자예복과 조선시대 왕실복식과 국장의 장식에 쓰인 우리나라 정신문화"라고 밝힌다.

박 박사는 "불, 즉 불록 복자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복은 그냥 주어지는 복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온갖 시련을 극복하며 스스로 만들어 가는 복이다" 며 "불자는 평민에서 복록의 삶을 이루고 성취하여 마침내 세상을 통솔하고 통치하는 최고 권력인 천자의 자리까지 오르는 과정의 사상체계와 지식체계를 담고 있고 이러한 천자의 삶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염원한 것"이라고 말한다.

박동일 박사는 "불자가 아자로 알려지게 된 배경, 그로 인한 오해와 오역 등을 바로잡는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연구가 진행되면 지금까지 알려진 우리민족의 정신사상과 문화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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