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아파트 매매, 봄날 왔나…대구 1월 2,687건 급증세

입력 2018-03-07 00:05:00

달서구 660건 가장 많아 보유세 강화 논의 본격화…똘똘한 한 채만 두고 처분

거래절벽에 시달리던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가 연초 급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활성화에 의미를 두기보다 다주택자들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 속에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면서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천68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1천688건보다 59.2%(999건) 증가했다. 지난 5년간 대구 1월 거래량 가운데 2015년 3천1건 이후 최다 기록이다.

대구 8개 구·군별 거래량은 달서구가 660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북구(580건), 수성구(466건), 동구(394건), 달성군(306건), 서구(112건), 중구(100건), 남구(69건) 등의 순이었다.

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거래량 증가율은 서구가 239.4%(33건→112건)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중구(92.3%, 52건→100건), 달성군(85.5%, 165건→306건), 달서구(62.6%, 406건→660건), 북구(59.3%, 364건→580건), 동구(50.4%, 262건→394건), 남구(50.0%, 46건→69건) 등의 순이었다. 수성구는 29.4%(360건→466건)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아파트 매매거래 급증은 지난해 8월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불어닥친 대구 거래절벽 현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10월 당시 수성구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51건으로 9월(1천414건)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유례없이 저조했고, 상대적으로 실수요자가 많은 비(非)수성구까지 아파트 매매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거래 빙하기' 우려까지 나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초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다주택자 압박 효과'를 꼽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6·19 부동산대책'을 시작으로 역대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쏟아진 데다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골자로 한 보유세 강화 논의까지 본격화면서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 처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무조건 다주택자의 영향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최소 몇 개월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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