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차 산업혁명-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입력 2018-02-07 00:05:03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0년 독일의 '하이테크 전략 2020'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요 의제로 설정되면서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다. 용어야 어찌 됐든 분명히 지금과는 다른 패러다임이 전개되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아이폰으로 시작된 모바일 혁명은 가히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급기야 정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만들어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구현'을 비전으로 삼아, 2022년까지 신규 일자리 37만 명과 128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지능화 혁신으로 산업과 사회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산업 체질을 개선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12개 관련 분야의 계획도 대부분 지능형 스마트 제조 및 자동화와 로봇산업의 육성 및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무인화 전략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의 공장을 스마트하게 만들고 무인화와 로봇으로 대체한다면 기존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이 없다. 새로운 산업에 소요되는 기기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은 돈을 벌 수 있을지 몰라도 현재의 어려운 환경에서 근근이 버텨가는 대부분의 제조업은 몰락의 길로 내몰려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발전에 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산업화 시대에서부터 중앙정부나 국가 주도 성장에 익숙해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서의 국가 주도 정책은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부분의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국가적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특정 기술의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략은 만약 우리가 개발한 기술보다 더 나은 외국 기술이 있는 경우 그들의 비즈니스를 우리가 도와주는 상황을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5년간 세계 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선진국 및 신흥시장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2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전체적으로 50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과 3D프린팅의 위협을 받는 제조, 광물업 분야 일자리도 160만9천 개 감소할 것이며, 스마트 팩토리의 등장으로 인해 단순 근로자의 실업도 가시화될 것이다. 국가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효과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 37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반면 사회 각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숫자의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예측해서 결과를 함께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대처할 것인가? 이미 미국은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기업을 통해서 전 세계인들의 데이터들을 축적해놓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들을 산업에 적용한다면 얼마나 많은 파급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핵심 기술은 이미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으며, 앞으로는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빅데이터를 분석 가공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출현할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기반 기술보다는 창의적인 상상력과 융합적 사고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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