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사 피해 없게 낙동강 보 수문 개방 재검토를

입력 2018-01-17 00:05:33

대구 달성군청 상황실에서는 15일 대구'경북'경남도의 낙동강 수계 8개 지자체 물 관련 부서 공무원과 주민들이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농사철의 심상찮은 낙동강 물 부족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전국 4대강 16개의 보(洑) 중 6개를 개방한 이후 최근 합천창녕보를 추가로 열면서 생긴 물 부족 문제에 따른 일이다. 일시 수문 개방 유예 등 물 공급을 원활히 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농사는 자연 자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영농 방법이 첨단화되고 기계가 일손을 더는 등 영농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물 자원도 그러하다. 식물 생장에 햇볕처럼 물 역시 없어서는 안 되는 자원이다. 농사에는 또한 때가 필요하다. 농작물 생장과 생산을 위해 물을 제때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맞춰 공급하는 일의 여부는 한 해 농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갈림길과도 같다. 이날 긴급 모임에서 수문 개방 중단과 용수 확보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진 까닭이다.

정부는 수질 개선 환경을 위해 전국 4대 강의 수문 일부를 개방했다. 하지만 낙동강 수계는 오랜 가뭄에다 수문 개방 조치로 보에 가둔 물을 방류하면서 그 후유증이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강물의 수위가 낮아져 물이 모자라면서 낙동강 주변 농작물의 시듦 현상과 취수'양수장 가동 중단과 같은 일도 빚어졌다. 달성군 구지면의 낙동강 주변에서는 선박 계류장이 노출되면서 시설 활용이 중단되기도 했다. 여기에다 최근 합천창녕보 수문을 추가로 열어 물 가뭄은 더욱 심각해졌다.

정부가 환경을 무겁게 여기는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때가 중요한 농사인 만큼 물 부족의 장기화로 빚어질 피해도 소홀히 할 일은 아니다. 낙동강은 가뭄마저 이어진 탓에 물 부족을 메울 마땅한 방법조차 찾기 어렵다. 그러나 낙동강 보의 수문 개방 조정을 통해 현실에 맞게 유연하게 하는 등 현실적 대안은 있다. 물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따져 본 후에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도 늦지 않다. 수문 개방의 속도 조절을 검토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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