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원 내 감염 관리, 병원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나서라

입력 2018-01-15 00:05:00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원인이 병원 내 감염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병원에 가기가 무섭다는 이들이 많다. 감염 관리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대형 병원에 병을 고치러 갔다가 오히려 병균에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이번 사건으로 '병원에서 병을 얻는다'는 시중의 소문이 전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과수는 신생아 4명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사제 자체 오염이나 주사제를 조제'투여하는 과정에서 세균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해 과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찰이 주사제 투여에 관여한 간호사'전공의'주치의 등 5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해 엄하게 처벌하는 것을 검토하는 모양인데, 과연 이들의 처벌만이 능사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대형 병원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사고라는 것이 중론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2일 성명에서 "신생아 사망 사고의 진짜 원인은 의료 시스템에 있다. 중환자실과 중증외상센터에서 환자 생명을 살릴수록 병원 적자가 늘어난다. 감염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에 부족함 없도록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이 감염 관리 의무를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이행했더라면 이런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병원은 지난해 9월 벌레 수액 사고, 2016년 신생아 로타바이러스 환자 발생 등 반복적인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아무런 개선 의지가 없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의료진 5명이 할 일을 2명이 하고 있었고, 당직 체계도 무너진 상태였으니 사고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형 병원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해 '이익'이나 '수익'만 따지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 관리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으니 환자'보호자가 병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를 병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 감염 관리 인력과 장비 및 재료, 시스템 등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병원을 강제할 수 있는 법 제정도 필요하다. 신생아 사망 사건을 그냥 의료진만 처벌할 것이 아니라 병원의 감염 관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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