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지원 한푼도 없고 사후관리 등 협조 없어"
"53년 동안 외지에 반출돼 있던 안동 하회탈'병산탈의 '귀향'을 위해 안동시, 유림, 시민단체가 합심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지방문화재 환수' 기사(본지 5일 자 1'7면 보도)가 나간 후 상주시문화재환수위(이하 환수위)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상주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황희 정승 영정 등 지역 문화재 환수를 성사시킨 전공(戰功)이 있는지라 '무슨 말인지' 의아했다.
내막은 이랬다. 시민단체인 환수위가 2014년부터 지방문화재 환수를 위해 발 벗고 나설 때 상주시는 매우 소극적으로 일관했다는 것. 지역 유출 문화재조사를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 해도 지금까지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환수위가 지역 유출 문화재가 1만6천여 점이라는 조사결과를 밝혔어도 시는 환수위가 조사한 내용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주시의 문화재 소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이 외지 유출 문화재를 어렵게 찾아내 사후관리 등 협조를 구해도 별 후속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1760년대 상주 경상감영과 읍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주읍성도' 원본 소장자를 지난해 찾아내 감정 후 매각 의사를 확인했음에도 시가 후속 노력을 게을리해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는 것이다.
환수위 관계자는 "우리가 천신만고 끝에 문화재를 찾아내면 자치단체에서 법적'행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시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무위로 돌아간 사례가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문화재청,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국가기관과의 접촉이나 기증자와의 보상 협의 같은 사안은 자치단체가 움직여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상주시의 지방문화재 홀대 행정은 국외 반출 문화재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환수위는 정기룡 장군의 투구와 장검(일본 소재 추정), 철조천수관음보살상(프랑스 국립기메박물관) 환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주시의 무관심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환수위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상주시 관계자는 "시의회에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도 했고 '상주읍성도' 소장자와 접촉해 환수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문화재청의 업무인 문화재 문제를 자치단체가 앞장서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 입장에서는 지역 문화재 환수를 위해 나름대로 행정적 협조를 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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