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편의점의 눈물…낮엔 아내, 밤엔 남편 근무 '견우직녀 부부사장'

입력 2018-01-11 00:05:00

"수입 더 줄면 생계유지 못할 판" 대학생 알바 내보내고 교대근무

대구 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56) 씨는 '견우직녀' 부부다. 개업 초반에는 아르바이트생을 쓰다가 지난 연말부터 김 씨는 야간, 아내는 주간근무를 하면서 12시간 교대로 편의점을 지키고 있다. 그나마 새해부터는 주말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대학생 아들에게 파트타임으로 점포를 맡기고 있다. 김 씨는 "겨울철은 편의점 비수기인데, 주변에 다른 편의점이 늘면서 매출이 줄고 있다. 장시간 노동에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성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신모(49'여) 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 씨는 올 들어 주말에 근무하던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줄이고 휴일 없이 매일 10시간씩 편의점을 지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출이 줄어들 것을 걱정해서다.

지난해 초만 해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개점을 검토하던 신 씨는 최근 폐점을 생각할 정도로 위기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매달 200만원 조금 넘는 돈이 순이익으로 남는다. 여기서 순이익이 더 줄면 생계유지도 버겁다"고 했다.

'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신규 개점은 줄고 폐점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 업체의 전월 대비 점포 순증가(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것) 규모는 83개에 그쳤다.

이는 전월이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11월 빅3 업체의 전월 대비 순증가 규모는 217개였고, 2016년 12월의 순증가 규모는 180개였다. 지난해 들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수치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부터 크게 오른 최저임금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최저시급이 7천530원으로 크게 오르며 인건비 비중이 비교적 큰 편의점 업계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편의점 점주들은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는 한편 심야에 영업을 하지 않는 방법 등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순증가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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