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렉 베커(Jurek Becker)라는 작가가 쓴 '거짓말쟁이 야곱'(Jakob the Liar)이라는 소설이 있다. 쥬렉 베커는 헝가리 출신 유태인으로서 유태인 대량 학살을 직접 경험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다. 작가와 같은 나이의 유태인으로서 같은 비극을 경험한 영화감독 피터 카소비츠가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다. 한국어로 번역된 작품명은 '제이콥의 거짓말'이다.
2차 세계 대전 중 나치가 점령한 폴란드 내 유태인 게토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제이콥(로빈 윌리엄스 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람에 날리는 신문을 쫓아갔다. 정신없이 신문을 쫓아다니던 제이콥은 게토 지역을 벗어나게 되고 통금 시간이 임박하여 초소병들에게 붙들려 장교의 사무실에 끌려갔다.
그곳에서 처벌을 기다리는 동안 제이콥은 소련군이 400㎞ 떨어진 폴란드의 가까운 지역에서 독일군을 물리쳤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하는 라디오 방송을 몰래 엿듣게 되었다. 제이콥은 친구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이 일과 함께 제이콥이 라디오를 가지고 있다는 헛소문도 함께 퍼져 나갔다. 라디오를 소유하고 있으면 사형을 당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제이콥은 연합군이 나치를 물리치고 진격하고 있다는 뉴스를 전한다.
희망 없이 살아가던 유태인들 중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소련군이 다가오고 있다는 제이콥의 말을 듣고는 자살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곧 소련군이 와서 자기들을 구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거짓으로 꾸며낸 이 소식은 주민들에게 활기와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사람들의 희망을 꺾을 수 없는 제이콥은 매일 매일 자신이 꾸며낸 라디오 방송을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수용소 내부에 정보원이 있었다. 제이콥이 라디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독일군은 제이콥을 붙잡았다. 점령군 사령관은 게토의 주민들을 모아놓고 제이콥에게 라디오가 없었다고 얘기하라고 고문했다. 그러나 제이콥은 끝까지 라디오가 없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끝까지 라디오가 없다는 말을 하지 않고 사형을 당했다.
그는 있지도 않은 라디오 때문에 죽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라디오는 희망이었다. 그는 희망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준 희망의 불씨를 끌 수가 없었다. 희망이 목숨보다 소중했다.
새로운 소식에 대한 갈망으로 공중으로 날아가던 신문을 쫓아가던 야곱은 정말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더 나가서 새로운 소식의 창조자가 되었다. 그는 거짓말쟁이가 아니었다. 도리어 희망의 창조자였다.
희망은 창조성의 무한한 창고다. 희망은 사랑을 위한 아름다운 환상이다. 희망은 미래의 밝은 빛 아래서 현실을 보는 것이다. 희망은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새롭게 열리는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희망은 언제나 가능한 것에 대한 정열을 불러일으킨다. 희망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능성을 따라서 살게 한다.
그리고 옛것을 쳐서 부수고 새것을 만드는 독창성을 제공한다. 그래서 희망이 있는 사람은 과거와 현재에 고착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과감히 전진한다.
우리에게 희망을 지키는 용기가 필요하다. 희망을 가꾸는 인내가 필요하다. 성경 시편 126편은 노래한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2018년을 시작하면서 모든 이들이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 고난의 현실 가운데서 희망을 심은 결과는 반드시 기쁨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인내로써 오늘날 희망을 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희망의 농부, 희망의 창조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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