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프로구단 단장 각오] 홍준학

입력 2018-01-02 00:05:04

센터 라인 강화 가을야구 진출

"올해는 꼭 가을야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야구 명가'다. 하지만 2016, 2017년 모두 9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팬들의 상처도 컸다. 특히 '우리 지역팀이 한국 최고'라던 지역 팬들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지난해 단장으로 부임, 혹독한 첫 시즌을 보낸 홍준학 단장의 마음도 쓰리긴 마찬가지다.

홍 단장은 "지난해는 실망스러운 한 해였다. 외국인 투수들의 줄부상과 부진, 마운드와 수비 붕괴 등 악재가 겹쳐 더 힘들었다"며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한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센터 라인(Center Line)이 강해야 이긴다'는 말이 있다. 포수와 키스톤 콤비(유격수와 2루수), 중견수로 이어지는 수비 중심축이 튼튼해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홍 단장이 지난 시즌 절감한 것도 이 부분. 포수의 경쟁력이 떨어졌고,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뼈아팠다.

홍 단장은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에서 포수 강민호를 데려온 것도 센터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며 "김상수가 복귀한다면 내야 수비도 안정될 것이다. 강민호, 김상수는 부상이 재발하지 않게 출장 횟수를 조절해주자고 코칭스태프에게 부탁할 생각"이라고 했다.

삼성을 두고 세간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구단 운영 기조'다. 공교롭게도 구단이 제일기획 산하가 된 뒤 성적이 추락한 데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도 이어졌다. 모그룹이 더 이상 야구에 투자할 의지가 없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홍 단장은 '무조건 살림살이를 줄인다'는 말에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효율적 투자와 조건 없는 긴축은 구별하자고 했다.

그는 "구단의 장기 목표는 두 가지다. 가을야구를 늘 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것과 자립 경영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당장 큰 이익을 남기겠다는 말이 아니다. 먼 미래를 위해 조금씩 자립 경영의 기틀을 닦겠다는 뜻이다. 또 강민호를 영입한 것처럼 일정한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버팀목이 될 선수에겐 기꺼이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홍 단장은 '삼성맨'이다. 1990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사, 다양한 분야에서 뛴 끝에 프런트의 수장이 됐다. 그가 역대 단장 가운데 최고로 꼽는 인물은 추진력이 뛰어났던 김재하 전 단장. 재임 당시 자신보다 어린 선동열 감독에게 항상 존칭을 쓰고 깍듯이 대하며 현장을 존중하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도 멋있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구단과 달리 우린 1990년대 후반부터 내부에서 승진, 단장이 되는 게 전통이 됐다. 프런트의 전문성을 인정해준다는 의미여서 반갑다"며 "여러 단장님을 모시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김재하 단장님은 라이온즈 문화를 만드신 분이다"고 했다.

2018년 홍 단장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길 바란다. 홍 단장은 "야구가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희망이 되고 자랑거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야구장도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게 더욱 예쁘게 꾸밀 테니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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