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연탄사용 최대 5천 가구, 1장 534원 작년보다 19.6%↑
서민 연료인 연탄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올겨울 연탄 후원도 크게 줄어 저소득층 연탄 사용 가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탄 값은 최근 2년 새 급등했다. 정부가 지난달 고시한 연탄 최고 판매가격은 공장도 기준 개당 446.75원에서 534.25원으로 19.6% 올랐다. 지난해에도 14.6% 오른 상태여서 체감상승 폭은 더 크다. 연탄 값 급등은 정부가 G20과 맺은 화석연료보조금 폐지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생산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연탄 값 인상에 따른 대책으로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연간 23만원 상당의 연탄쿠폰 금액을 31만원 수준으로 증액할 계획이지만 연간 필요금액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구연탄은행' 관계자는 "한 가구에서 하루 최소 4, 5개의 연탄을 소비하는 만큼 한 달이면 150장, 연간 1천 장 이상을 사용한다"며 "연탄 소비자가는 장당 700원대로 연탄쿠폰만으로는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올 들어 관련 단체에 전해지는 후원금도 크게 줄었다. 연탄은행과 사랑의연탄나눔운동본부 모두 현재까지 확정된 후원금액이 지난해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어금니 아빠' 사건의 역풍이기도 하지만 포항 강진 이후 상대적으로 관심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생계곤란가구 등 후원단체 도움이 없으면 냉방에서 지낼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구의 경우 적게는 4천 가구 많게는 5천 가구 이상이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일 오전 대구연탄은행에서 만난 구모(76'대구 서구 비산동) 할머니의 연탄 창고는 텅 비어 있었다. 구 할머니는 "연탄 값이 많이 오른다고 해 걱정이 많다. 매해 500장 정도는 지원을 받곤 했는데 올해는 아직 소식이 없다"며 "그나마 매일 3장씩 연탄을 나눠주는 연탄은행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모(78'대구 서구 비산동) 할머니도 연탄 값 부담에 하루 5장 쓰던 연탄을 4장만 쓰고 있다. 김 할머니는 "집에 기름보일러가 있지만 연료비 부담에 쓸 생각도 못한다. 소득도 없는 데 값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연탄은행 박주석 목사는 "지난달 30일에 대금을 지급하려고 했는데 1천만원 정도가 부족해 아직 값을 치르지 못했다. 오른 연탄 값이 반영되는 이달부터는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도 일정 금액을 배분해 주는 데 올해 기금 모금이 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심미진 사랑의연탄나눔운동 대구경북본부장은 "연말이면 기부금이 많아지는 시기인데 올해는 예전 같지 않아 고민이 많다. '어금니 아빠' 사건 이후로 도움을 주면서도 후원금이 투명하게 쓰이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공익법인은 소규모 민간단체와 달리 회계구조가 투명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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