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선 지음/ 고요아침 펴냄
"나는 늘 위태로워서 자꾸 팔을 뻗습니다."
시조시인 조명선 씨가 두 번째 시조집을 펴냈다.
우리가 관계를 맺고 공감하고 식사를 함께하고 결혼기념일을 기억하고 아이 생일을 챙기는 이 모든 행위는 팔을 뻗는 행위다. 시인은 우리가 팔을 뻗는 까닭, 우리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들을 '위태롭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구 남산여고 시절 시조 동아리에서 문학 활동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30여 년 문학 이력(履歷)을 짧은 어휘로 간결하게 녹여냈다.
꿈 많은 여고시절엔 이름을 드날리는 시인이 되겠다는 포부가 있었지만 지금은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서 뻗친 팔을 당기지 못하고 있다고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다. 그러나 시인에게 창작은 존재 이유요, 삶의 지향이다.
이번에 펴낸 시조집은 시인의 자전적 기록을 담고 있다. '3×4'는 자신의 대명사 격인 명함을 상징하지만 이 12㎠의 공간이야말로 자신을 세상과 '내통' 시키는 수단으로 은유(隱喩)하고 있다.
저자는 서평에 "펄떡이는 고기를 그렸다고 자부했는데 천장에 매달린 굴비가 되고 정물화가 되어 움직임 없는 시로 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앞으로 나의 시가 푸닥거리처럼 숨결을 넣어주고 스며들어 사람 사이에 그윽하게 놓이기를 희망한다"고 쓰고 있다. 97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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