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밀림 감지된 포항 용흥동 산, 급작스러운 붕괴 없을 듯

입력 2017-11-18 00:05:04

계측기 설치 안 된 다른산, 땅밀림 발생 가능성 제기

지진 강타 직후 산사태의 일종인 '땅밀림' 현상이 감지된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에 대한 산림청 현장점검 결과, 급작스러운 붕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계측기가 설치되지 않은 다른 산의 땅밀림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땅밀림은 토양층이 지하수 등의 영향으로 중력에 의해 서서히 아래 방향으로 밀리는 현상을 말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진 직후인 지난 15일 오후 2시 22분부터 1시간 동안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 109-2에 설치된 '땅밀림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의 와이어신축계에서 6.5㎝의 땅밀림이 감지됐다.

이는 일본 국토교통성 조기경보용 땅밀림 기준치에 따르면, '출입금지' 수준의 큰 변동으로 전해졌다. 같은 시간 지하수위계에서도 81㎝의 감소가 측정됐다. 지하수위 하강현상은 땅밀림 발생 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땅밀림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이 설치된 장소는 이번 지진 진앙에서 약 9.1㎞ 떨어진 위치에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지진 직후인 15일 오후 6시 25분쯤 주민 대피를 요청했고, 해당 지역 아래쪽에 사는 주민 7명이 친지의 집이나 주민센터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17일 오후 긴급현장점검에 나선 산림청 산사태예방지원본부는 일단 급작스러운 붕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근 다른 산에서 땅밀림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포항 지역은 신생대 제3기 이암지대로, 절리가 많은 점토질 토양이어서 땅밀림 현상에 취약하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조사를 더 해 봐야 정확해지겠지만 다른 산에서도 땅밀림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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