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복지의 뿌리 달성] <6>아직도 새벽종은 울린다

입력 2017-11-16 00:05:01

배추 7천포기 통 큰 김장, 소외층 2천가구에 올해도 배달

달성군 새마을회는 매년 계약 재배를 통해 수확한 배추 7천 포기, 고춧가루 1천 근으로 김장을 해 지역 내 홀몸노인, 장애인가정 등 소외계층에 전달한다. 달성군 제공
달성군 새마을회는 매년 계약 재배를 통해 수확한 배추 7천 포기, 고춧가루 1천 근으로 김장을 해 지역 내 홀몸노인, 장애인가정 등 소외계층에 전달한다. 달성군 제공

새마을운동은 1970년 태동해 그 역사가 반세기에 가깝다.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와 함께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기치로 국민에게 뚜렷한 목표 의식과 희망을 심어줬다. 보릿고개로 배고픔을 겪으며 외국 원조를 받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오늘날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최근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성군 새마을단체들 사이에서 제2의 새마을운동을 통한 재도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2의 새마을운동 이념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만들기'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이웃끼리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서 아름답고 살기 좋은 사회를 함께 이룩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근면, 자조, 협동의 기본정신에다 나눔, 봉사, 배려의 실천 덕목을 더하는 것이다.

◆배추 7천 포기, 통 큰 '사랑의 김장나누기'

달성군새마을회는 지난 1980년 8월 첫 창립 이후 현재 제15대 이성근 회장을 중심으로 새마을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 대학생 새마을봉사대 등 단체들로 구성돼 1천300여 명의 새마을지도자와 회원들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달성군새마을회 회원들은 매년 11월 말이면 한결같이 마음이 바빠진다. 연중행사로 벌여오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때문이다. 달성군새마을회 김장나누기는 우선 물량에서부터 깜짝 놀란다.

매년 계약 재배를 통해 수확한 배추 7천 포기, 고춧가루 1천 근으로 4, 5일간에 걸쳐 김장에 나선다. 매일 300여 명의 새마을회 부녀회원들과 군내 각 기관과 사회단체에서도 대거 참여해 김장나누기의 의미를 더한다. 이웃의 어려움을 지역민의 힘으로 해결하는 '주민 참여형 사업'이기도 하다. 올해 역시 배추 7천~8천 포기로 김치를 담가 홀몸노인, 장애인가정 등 소외계층 2천여 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게다가 달성군새마을회에서 연중 벌이는 '사랑의 맛바구니' 반찬나눔 봉사활동도 지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사랑의 맛바구니 운동'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해 6년째 추진해 오고 있는 달성군새마을회의 특수시책사업이다. 헌 옷 모으기와 휴경지 경작 등을 통해 얻은 자체 수익금과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지역 내 홀몸 어르신, 장애인, 차상위계층 등 50여 가구에 읍면별로 매월 1회씩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하고 있다. 또한 반찬을 전달하면서 홀몸 어르신이나 장애인 가정의 집안 청소, 빨래, 목욕봉사 등을 병행해 나눔과 실천을 통한 살맛 나는 공동체 조성에 기여해 오고 있다.

신정희 달성군새마을회 사무국장은 "사랑의 김장나누기, 사랑의 맛바구니 반찬봉사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맞춤식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봉사활동은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에 조금이나마 빛을 밝히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새마을의 세계화, 문화교류 활발

지구촌 새마을운동이 추진된 이래 새마을운동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또 국제사회로부터 새마을운동이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을 위한 최적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전국의 새마을회를 중심으로 한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SGL)가 출범한 이후 새마을운동에 대한 개도국의 관심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지자체들은 국제사회의 수요에 합리적으로 부응하고 지구촌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통해 국익을 선양하고 있다. 달성군새마을회에서도 지난 2010년부터 저개발국가인 캄보디아와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달성군새마을회 이성근 회장을 비롯한 회원 23명은 지난 2015년 8월 25일부터 6일간 캄보디아의 스라이엠벌군 따통마을을 방문해 새마을 국제교류 사업을 실시했다.

달성군새마을회는 이 같은 방문에서 캄보디아 따통마을에 회관을 지어주고 마을 주변 환경정화 활동도 함께 펼쳤다. 또한 마을 주민들에게 헌옷수거운동을 통해 모은 헌옷과 학용품 등을 전달했다.

이성근 달성군새마을회 회장은 "대한민국의 새마을운동은 농촌의 빈곤 극복과 경제 발전의 성공적인 사례다.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운동 정신을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전파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앞서 달성군새마을회는 지난 2010년 7월 5일부터 6일간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보다 위생적인 생활환경 구축, 더불어 잘사는 지구촌 건설'이라는 주제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동부지역 반떼이 삼례마을에서 새마을공동우물 2개를 설치하고 준공식을 갖기도 했다.

이 밖에 달성군새마을회는 국내 지자체 간 새마을교류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전남 담양군새마을회와 자매결연 협약식을 갖고 매년 행정과 경제, 문화, 복지 등 다방면에서 상호 결속과 화합을 다져오고 있다.

현재 달성군은 지난 1984년 8월 담양군과 자매결연을 체결한 후, 서로 간 지역축제 때 오가는 등 자자체 간 교류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제2의 새마을운동 펼쳐

달성군새마을회가 현재 벌이고 있는 새마을운동은 줄잡아 20여 가지나 된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 해맞이 떡국나눔, 국토대청결운동, 노인복지관 급식봉사, 헌옷모으기운동, 버스승강장 청소하기, 지하철 교통캠페인, 자선바자회, 문화공동체 만들기, 국도변 화단 꽃심기, 어르신 생신상 차리기, 벚꽃축제 먹거리 장터 운영 등이다.

이 가운데 새마을문고회는 자하철 화원역에서 정례적으로 독서생활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휴대폰 대신 책을 읽자'는 주제의 캠페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자원재활용과 지역환경보전에 앞장선다는 차원에서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발생줄이기(Reduce) 등 '3R운동'에도 적극적이다. 각 읍면별로 마을과 농지 등 생활 주변에 버려진 폐비닐과 농약병, 폐지, 고철, 플라스틱 등을 연간 175t 수거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자원재활용에도 기여를 해오고 있다.

특히 구지면과 유가면에서는 '3R운동'을 통해 1천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불우이웃돕기 등 지역환원사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젊은 대학생들의 교류와 협력을 위해 추진 중인 'Y-SMU포럼(대학생 새마을 봉사대)'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Y-SMU포럼은 새마을운동본부와 대학생들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회공헌활동 강화, 글로벌 리더십 배양, 휴먼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만든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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