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열전] 대구대 공대 재학 고스포어씨

입력 2017-11-13 00:05:06

초·중·고생들에게 나이지리아 알리는 '홍보대사'

나이지리아 출신 고스포어 씨가 지역의 한 중학교를 찾아 학생들 앞에서 기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대 제공
나이지리아 출신 고스포어 씨가 지역의 한 중학교를 찾아 학생들 앞에서 기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대 제공

유네스코 행사로 한국과 인연

지역 34개 학교 돌며 조국 소개

기타 공연 등 문화교류도 함께

대구대 기계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고스포어(Okpala Gods Power

·22) 씨는 '비공인 나이지리아 홍보대사'다. 2014년 1학년 때부터 유네스코의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 대구경북 초·중·고를 돌며 자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우연찮게 한국으로 왔다.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만만찮은 비용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자국에서 열린 한국 문화와 관련된 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한국행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고스포어 씨는 "한국말을 좀 하니까 대학 측으로부터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째, 찾아간 학교도 청도 모계중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초·중·고 34개교에 이른다. 당초 1년만 하려고 했는데 일이 생각보다 재미있어 계속 이어오고 있다.

처음 자국을 알리는 강의를 할 때는 당황할 때도 많았다고 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 탓이다. 학생들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무작정 무서워하거나 무시하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또한 아프리카라고 하면 전쟁과 기아 등을 떠올리거나 아프리카를 대륙이 아닌 하나의 국가로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고스포어 씨는 "그럴 때마다 아직 학생들이 어리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더 열성적으로 강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의를 끝내면 학생들이 나이지리아에 꼭 한 번 가고 싶다고 하거나 다음에 다시 오라며 호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한 여자 고교를 갔을 때는 강의 전부터 학생들이 나이지리아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어 무척 반갑기도 했다. 고스포어 씨는 "나이지리아는 인구만 2억 명이 넘어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으면서 경제적으로도 아프리카에서 부유한 편에 속한다"고 했다. 나이지리아 하면 축구도 빼놓을 수 없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축구 못하는 남자를 여자라고 놀릴 정도로 축구 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강의 준비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기본적인 PPT 제작은 물론, 강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한다. '기타 공연'을 선보이거나 아프리카 전통 옷을 챙겨 학생들에게 입혀주면서 강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특히 고스포어 씨는 평소 틈틈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직접 만드는 교회 내 밴드에서 활동하면서 가스펠 공연도 하는 등 노래에 재능이 특출해 이를 강의 시간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그의 강의는 호응도가 높다.

그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그의 첫 마디는 '매우 안전한 나라'였다. 고스포어 씨는 "나이지리아는 밤 10시만 되면 밖에 못 나간다. 도둑이나 강도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밤에 혼자 다녀도 별 걱정 없을 정도로 안전해 부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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