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뉴스제휴평가위원님들께

입력 2017-11-09 00:05:00 수정 2018-10-10 16:16:44

지난 주말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님들께서 결정한 뉴스제휴평가 결과를 보고 몇 자 적습니다. 지역 언론사 입장에서 한마디로 절망과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2015년 10월 출범한 이후 어뷰징'광고성 기사 퇴출 등 포털 뉴스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해 오신 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포털과 언론사들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위원님들의 수고로 말미암아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포털 뉴스 제휴에는 검색 제휴, 네이버 뉴스스탠드 제휴, 콘텐츠 제휴 3가지가 있습니다.

검색 제휴는 언론사가 포털에 무료로 기사를 전송하고 포털은 검색 결과를 제공합니다. 지역지'전국지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매체사들이 검색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어뷰징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검색 제휴사 중 8개사를 퇴출시켰더군요. 또 네이버 뉴스스탠드는 언론사가 무료로 제공'편집한 기사를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것으로, 39개사가 추가로 제휴됐더군요. 위원님들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심한 흔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절망과 참담함을 느끼는 이유는 유독 '콘텐츠 제휴'에 관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콘텐츠 제휴는 언론사로부터 기사를 유료로 사들인 포털이 '네이버 뉴스' 또는 '다음 뉴스'에 직접 편집해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위원님들께서는 이번 콘텐츠 제휴 심사에서 신청 매체사(네이버 140개, 다음 카카오 183개) 중 겨우 2곳만 제휴를 허락했더군요. 2곳은 모두 서울에서 발행하는 전문지였습니다. 매일신문 등 대부분 지역 언론사들은 귀 위원회에 2년째 콘텐츠 제휴를 요청했지만, "지역 언론사는 모두 노(NO)"였습니다.

뉴스제휴평가위원님, 이 글을 보셨다면 지금 바로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뉴스와 다음 뉴스를 살펴봐 주세요. 지역 언론사에서 쓴 기사를 단 한 건이라도 볼 수 있는가요? 결국, 지난 2년간 제휴평가위원회 역시 네이버 뉴스와 다음 뉴스만큼은 서울에서 발행하는 매체들로만 운영하겠다는 포털의 입장에 면죄부만 준 꼴이 됐습니다.

이게 무슨 문제냐고요? 2015년 1월 29일 자 매일신문에 '밤 8시 45분, 매일신문에 놓고 간 대구 양심 500만원' 제하 특종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추가 취재한 서울의 한 일간지 기사가 이날 낮에 네이버 뉴스 메인에 편집된 일이 있었습니다. 추가 취재 형식이었지만 사진은 매일신문에서 취재한 사진 그대로였고 기사 팩트도 크게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매일신문 특종 기사에는 댓글이 30개, 포털 뉴스 메인에 걸린 그 기사에는 무려 4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포털이 전국지 기사만 편집'유통하겠다는 정책 때문에 지역지에서는 속된 말로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수시로 벌어지는 겁니다.

위원님들께서도 잘 아시는 것처럼 두 거대 포털은 시장지배적 뉴스유통사업자입니다. 이 때문에 포털이 '사회적 책임'에 부응하고자 언론,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 15개 단체에서 추천받은 30명으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독립적으로 제휴 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이죠. 그런데 각 2명씩 추천한 15개 단체 그 어디에도 지역 신문을 대변할 단체는 없더군요. 서울 지역의 전'현직 언론인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지만 그래도 위원님들께 일말의 기대를 하고 지켜봤습니다. 왜 네이버 뉴스, 다음 뉴스에서 지역 언론사가 쓴 기사를 볼 수 없느냐는 독자들의 항의에 이제는 제휴평가위원님들을 탓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뉴스제휴평가위원님, 서울만 바라볼 게 아니라 지역도 돌아봐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포털 뉴스 이용자 절반 이상이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포털 뉴스에서 지역 뉴스도 볼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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