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매입비는 시·도 공동 부담, 사학진흥재단과 건축비 논의
10여 년째 지지부진한 재경 대구경북 학사(學舍'이하 대경학사) 건립사업이 재추진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경북에서는 지역 학생들의 서울권 기숙사 설립 필요성이 지난 2007년부터 논의됐으나 부진한 기금 모금 등으로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더욱이 1975년 강원학사를 시작으로 상당수 지방정부가 재경학숙 운영에 들어가면서 아쉬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지역에서는 특히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운 권영진 후보자가 대구시장에 당선되면서 추동력이 생겼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당시 '청년 유출을 막아야 할 시점에서 역행하는 처사' '지역 대학생 역차별'이라는 여론에 떠밀려 공약이 수정되기도 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최근 대경학사 건립을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신규 과제로 상정하고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에 나섰다. 지역 출신 인재들이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영향받지 않고 면학에만 집중,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는 인재 양성 요람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는 광역 단위 지방정부의 재경학숙으로 강원(강원1'2학사)'광주전남(남도학숙)'경기(경기도장학관)'충북(충북미래관)'전북(서울장학숙)'제주(탐라영재관) 등이 운영 중이다. 또 경남도는 내년 개관 목표로 남명학사를 짓고 있으며, 광주전남은 제2학사를 건립 중이다. 시 관계자는 "다른 시'도의 재경학숙은 졸업생들이 추후 사회에 진출해서도 인적 네트워크를 맺어 고향에 다양한 보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는 2022년까지 서울 역세권 지역에 400명 규모의 대경학사를 건립한다는 구상을 마련했다. 사업비는 500억원으로 추산했다. 시와 도가 부지매입비(200억원)를 공동 부담하고, 건축비(300억원)는 한국사학진흥재단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학진흥재단과는 향후 논의할 예정인데, 최근 대구 '행복기숙사' 건립에서 손을 맞잡은 사례가 있어 잘 풀릴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그러나 대경학숙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여전히 청년 유출 심화, 지역 대학생 역차별 등의 부정적 여론이 있어서다. 익명을 요청한 지역 한 대학교수는 "권 시장이 공약을 수정한 것도 청년 유출을 막아야 할 시점에서 재경학숙은 이에 반하는 정책인 데다 지역 대학생에 대한 위화감 조성 등의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지난 9월 한국사학진흥재단과 공동으로 지역 대학생을 위한 '행복기숙사'를 짓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 학생 역차별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2020년 중구 수창동 현 중구보건소 자리에 들어설 행복기숙사는 대학생 1천 명(5천 실)을 수용할 수 있으며, 개인 부담액이 12만원가량으로 저렴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울에 대경학숙이 없다고 해서 인재들이 수도권 대학 진학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우수 인재들을 고향의 지원으로 공부하게 한 뒤 애향심을 심어줘 나중에 지역을 위해 일하거나 유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으로 연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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