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6·25 참전용사 유해, 비무장지대에 첫 안장

입력 2017-10-30 09:45:27

6·25 전쟁 당시 10대의 나이로 참전해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싸우고 고국으로 돌아간 프랑스군 참전용사의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와 최전방 비무장지대(DMZ)에 묻힌다.

국가보훈처는 30일 "6·25 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프랑스 참전용사 고(故) 장 르우씨의 유해 봉환식과 안장식을 오는 11월 1∼2일 거행한다"고 밝혔다.

장 르우씨의 유해는 다음달 1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됐다가 2일 그가 전우들과 함께 피땀 흘려 싸웠던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의 '화살머리고지'와 가까운 육군 5사단 DMZ 소초(GP) 근처 프랑스군 참전비 앞에 안장될 예정이다.

르우씨는 6·25 전쟁 초기인 1951년 12월 19살의 나이로 프랑스 육군 소속으로 참전했다. 그는 1952년 티본(T-Bone) 전투에서 2차례 부상했고 프랑스군이 중공군과 벌인 치열한 전투인 화살머리고지 전투에도 참가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직후 전역한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프랑스 자동차 회사 시트로엥에서 근무했다.

2007년 보훈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르우씨는 젊은 시절 전우들과 목숨 걸고 싸운 전투 장소를 둘러보고 '죽으면 유해를 이곳에 묻어달라'는 희망을 털어놨다.

그는 작년 12월 30일 84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고 프랑스의 한국전쟁 참전협회는 보훈처, 국방부 등과 협의를 거쳐 그의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해 안장하기로 했다. 그가 전투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간 지 64년 만이다.

인천공항 입국장과 DMZ에서 각각 열릴 유해 봉환식과 안장식에는 한국전쟁 참전협회장이자 생망데 시장인 파트릭 보두앵씨를 포함한 프랑스군 참전용사들이 참석한다. 안장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화환이 헌화된다.

6·25 전쟁에 참가했다가 고국으로 돌아간 뒤 숨을 거두고 한국으로 돌아와 영면하는 유엔군 참전용사는 2015년 5월 프랑스인 레몽 베르나르씨를 시작으로 르우씨가 7번째다. 이들 중 부산 유엔기념공원이 아닌 DMZ에 묻히는 참전용사는 르우씨가 처음이다.

보훈처는 "앞으로도 유엔군 참전용사가 한국으로의 사후 안장을 희망할 경우 정부 차원의 의전과 예우를 지원할 것"이라며 "세대를 이어 참전용사 후손들과의 유대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