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세계적 인정받는 대구오페라축제

입력 2017-10-30 00:05:01

지난 12일 막을 올린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시작으로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 소극장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과 '리타',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이어 슈트라우스의 '박쥐'까지 이른 봄부터 수많은 사람이 땀 흘려 준비해 온 작품들이 순식간에 막을 내린 것이다. 매 작품 막을 내릴 때면 감격과 섭섭함이 공존한다.

개막작인 베르디의 '리골레토' 공연이 끝나고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리골레토 역을 맡았던 바리톤 피에로 테라노바. 그는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기억했다. 연습 시간마다 매번 식사는 했는지 물어보는 동료와 감기에 걸렸을 때 몸 상태를 걱정하고 일일이 챙겨주던 직원들의 친절함에 놀랐고, 함께 공연하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원들이 너무나 젊다는 사실에 놀랐으며, 그들의 원숙하고 열정적인 연주에 또 한 번 놀랐다. 무엇보다 오페라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젊고 무척 열광적이라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노라고, 기회가 된다면 대구오페라하우스에 꼭 다시 서고 싶다고 했다.

지난 17일에는 독일 도이치오퍼와 함께한 바그너의 콘서트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보려고 베이스 연광철 선생이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찾았다.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의 전속 가수를 시작으로 빈 국립오페라극장, 뉴욕 메트로폴리탄,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등 세계적인 극장을 섭렵하며 연주 활동을 위해 서울대 음대 교수직도 내려놓은 연광철 선생은 국내 팬들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이다. 그는 "대구오페라축제의 수준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지방인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있고 순수 국내 오페라 제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 2019년까지 공연 일정이 빼곡히 잡혀 있다던 그에게서 26일 메일이 왔다. "기회가 된다면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19일 슈트라우스의 '박쥐' 공연을 마치고 출국한 오스트리아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의 예술 감독 피터 에델만은 "이번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 방문이 세 번째인데 회를 거듭할수록 세련되게 발전하는 무대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나 이번 공연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에 넘치는 활기와 에너지가 대표님과 감독님을 비롯한 직원들의 열정 덕분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외의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들과 제작자가 인정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되기까지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역 내 수많은 예술인의 숨은 노력과 어느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 높은 관객들이 있기에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무대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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