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철강 진출 박차 신소재사업 4천억원 투자

입력 2017-09-29 00:05:00

미래 먹거리 확보 제고…노트북 마그네슘 제품 공급, 고용량 양극제 상용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리튬 생산 공장에서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탄산리튬 최종제품을 손으로 들어 보이고 있다. 포스코 제공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리튬 생산 공장에서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탄산리튬 최종제품을 손으로 들어 보이고 있다. 포스코 제공

철강 부문에 주력하며 내실을 다진 포스코가 보다 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철강 신사업에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관련산업 대표기업과 함께 마그네슘판재, 이차전지 소재 등 비철강 신사업에 대한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포스코 측은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진행된 그룹 구조재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글로벌 철강산업 위기에도 철강 부문이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며 "비철강 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정하고, 리튬'니켈 등 각종 신소재사업에 4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우선 올해 독자기술로 만든 마그네슘 제품을 삼성전자의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 모델인 '2017년형 노트북9'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측에서 '2016년형 삼성 노트북9' 하부 커버에 마그네슘 판재를 공급한 이력이 있는 포스코 제품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뤄진 성과다. 삼성 노트북에 공급되는 마그네슘 판재는 높은 가공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쟁사의 소재 대비 표면경도가 20% 이상 높게 유지되고 있다. 또 휘거나 부러지지 않고 복귀하는 강도인 '항복강도' 역시 50% 이상 높아졌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염호(소금호수)를 통해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음극재를 만드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 계열사를 두고 이차전지에 대한 수익성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포스코는 2012년 3월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을 설립하고 같은 해 7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공동으로 선양국 한양대 교수가 특허 출원한 고용량 양극재 제조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해 지난해 10월 용량과 수명'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이차전지 소재 '고용량 양극재'를 개발, 올 2월부터 LG화학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니켈 80% 이상 고용량 양극재(NCM 방식)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포스코를 포함해 단 두 곳뿐이다.

포스코는 고용량 양극재 상용화와 함께 리튬 상업 생산에도 성공했다.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한 지 7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전기차'노트북'휴대폰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상용화해내면서 올 2월 광양에 연산 2천500t 규모의 리튬 추출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2천500t의 탄산리튬은 7천만 개의 노트북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고효율 리튬 추출 기술은 지난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으며 평균 12~18개월가량 소요되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과 달리 화학반응을 이용해 최단 8시간, 늦어도 한 달 이내에 고순도 리튬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리튬 회수율이 기존 20%에서 80% 이상으로 크게 높아지면서 효율성과 경제성도 확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가 리튬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세계 시장 규모가 2002년 7만t에서 2014년 17만t으로 급성장했고, 2020년이 되면 27만t으로 더욱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2020년 리튬 시장 성장 예상치 가운데 포스코가 생산하게 될 이차전지용 고순도 리튬 제품 원료 시장은 전체 50%에 해당하는 13만5천t 규모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이차전지 제작업체들이 국내 리튬 공급사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 포스코의 리튬 생산으로 원료 수급에 있어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포스코는 해외 염호 확보를 통해 탄산리튬의 원료인 인산리튬도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극재=이차전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리튬을 기본 원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어 제조한다. 통상 니켈 함량이 60% 이상인 경우 고용량 양극재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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