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문경] 산양면 출신 재구향우회 주대중 회장

입력 2017-09-29 00:05:00

사회 베풀고 빈손으로 갈 것, 고향에 의과대학 설립 소망

주대중 재구문경시향우회장은 지역사회에 모든 것을 베풀고 빈손으로 떠난 선친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주 회장의 꿈은 향후 문경에 의과대학을 설립 및 유치하는 것이다.
주대중 재구문경시향우회장은 지역사회에 모든 것을 베풀고 빈손으로 떠난 선친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주 회장의 꿈은 향후 문경에 의과대학을 설립 및 유치하는 것이다.

"이웃을 배려하면서 더불어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던 부모님과 함께한 고향 문경은 나의 존재 이유이자 힘의 근원이 생기게 하는 내 삶의 충전기 같은 곳입니다. 몸은 떠나 있지만 문경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문경시 산양면 출신인 주대중(67'대구가톨릭대 겸임교수) 재구문경시향우회장은 고향 발전과 인재를 키우는 데 아낌없는 투자와 열정을 보여줬다. 사업체는 편대장 영화식당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와 사학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서 번 돈의 상당수를 지역사회에 선뜻 내놓았다. 주 회장은 고향에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시민들이 단합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숨어 있지 않고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런 그를 두고 문경시민들은 '출향인사'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친근감을 느낀다고들 한다. 그가 늘 문경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주 회장은 고인이 된 부친 주도명 씨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고 한다. 문경에서 연세가 칠순 넘은 분 치고 주도명 씨를 언급하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망이 높다. 당시 문경에서 인기 있던 '소생당 약방'을 운영한 주 회장의 부친은 번 돈을 평소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풀면서 살았다고 한다. 남은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고 자식들에게는 대학까지만 책임지고 재산을 한 푼도 물려주지 않았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버지가 정말 존경스럽고 내가 대를 이어 고향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주 회장은 롯데그룹 공채 2기로 입사해 1985년 34세 때 롯데의 전국 최연소 지방영업 책임자인 대구지점장이 됐다. 당시 대구지점장은 별도의 기사와 승용차가 제공될 만큼 회사 내 위상이 높았다. 하지만 주 회장의 부친은 "월급쟁이는 오래할 게 못 된다. 남을 돕고 싶어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노후도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 회장은 처음에는 귀담아듣지 않았지만 부업에 대한 관심을 은연중에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91년 부친이 작고하셨고, 이때 거래처인 영남대병원 매점 등 부대사업의 한 달 이익이 300만원밖에 안 된다는 학교 측의 고민을 접했다. 이에 주 회장은 한 달에 2천만원 이상 이익이 나도록 경영 컨설팅을 해준 것이 인연이 돼 이를 위탁받고 부업을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1997년까지 7년간 부업(?)을 한 주 회장은 번 돈의 80%인 50억원으로 지금의 영남대병원 건강진단센터를 건립해 기부했다. 이 기간 주 회장은 주식으로도 재테크에 성공해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수익 비율로 볼 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었던 통 큰 기부였다.

남다른 애향심은 대구가 아닌 문경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게 하는 배경이 됐다. 2001년 폐교 직전인 문경 인근의 함창중'고등학교를 인수한 주 이사장은 문경'상주 양 지역 인재를 키우는 데 열정을 쏟았다.

사재 120억원을 털어 기숙사와 체육관을 건립하고 서울대 등 일류 대학 합격생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인수 후에도 주 회장은 "교육사업은 내 자식처럼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제대로 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며 매달 1천500만원씩 16년 동안 25억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이 같은 그의 교육 열정에 문경시뿐 아니라 이웃 상주시도 2014년 외지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최고의 상주시민에게 주는 상주시민상을 수여했고 2015년 (사)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로부터 봉황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문경 산양초와 문경중학교 총동창회장을 맡아 활동했고 문경시장학회에 2천400만원을 기탁했다. (사)지체장애인협회 문경시지회후원회장을 맡아 지역 장애인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 2015년 고향 문경에서 세계군인체육대회라는 메이저 국제행사가 열리자 시민지원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성금 5천만원을 기탁하는 등 대회를 성공으로 이끈 숨은 공로자이기도 하다. 특히 세계 130여 개국에 홍보할 이 대회의 엠블럼 등 상징물에 개최도시 문경 표기가 빠져 지역민들의 자존감이 상실되자(본지 2013년 9월 10일 자 1면 등 보도) 지역민 1만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상징물 무효를 주장했고 수차례의 국방부 항의 방문 끝에 결정을 번복하게 한 주역이다.

주 회장은 "부친이 지역사회에 베풀고 빈손으로 가셨듯이 나 또한 베풀고 빈손으로 간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마지막 꿈은 지역발전을 위해 문경에 의과대학을 설립하거나 유치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