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에 사장 대신 '운전자' 3D 유리 성형 장비 첫 개발
곡면 유리를 처음 채택해 스마트폰의 신기원을 열었던 '갤럭시 S 엣지', 이 제품의 성공 뒤에는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3D 유리 성형 장비를 개발한 ㈜대호테크가 있다. 대호테크는 세계 최초 비구면 렌즈 성형기와 스마트기기용 커브 글래스 제조 장비를 개발한 중견기업이다.
경남 창원에서 매출 1천억원대 중견기업 대호테크를 이끌고 있는 정영화 대표는 김천시 부항면 지좌리 출신이다. 그는 김천 유촌초등학교와 지례중학교를 졸업하고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 3학년 시절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위치한 한 미국계 기업으로 현장실습을 나간 것이 경남 창원에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
창업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1989년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자 30대 초반이던 그는 친구와 500만원을 투자해 주택가 지하에 자그마한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창업 후 약 30년, 창원시 팔용동에 위치한 대호테크는 광학제조 장비를 비롯해 전자제품 생산용 IT 장비, 산업용 로봇 장비, CNC 콘트롤러, 멀티사인 시스템, 힐링파트너 등을 제조하는 우수 중소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2월엔 시가총액 700억원의 국내 코스닥 상장회사인 CNC 자동선반 제조업체 넥스턴을 인수해 1년 만에 3천억원 규모로 성장시켰으며, 향후 개발 아이템인 영원한 개인동상 '유토로'와 인구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토로 드림팩', 학생들의 창의력 개발을 위한 'X-ROBOT'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곡선 형태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갤럭시 엣지의 디스플레이를 곡면으로 제조하는 장비를 대호테크가 개발하며 순식간에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 대표는 명함에 '운전자'라는 직함을 찍어 다닌다. '사장', '대표', '회장' 등 많은 직함을 두고 운전자란 직함을 쓴 이유는 창업초기에 '대표'나 '사장'이란 직함을 쓰기 부끄러워 '부장'이란 직함을 쓴게 좋은 반응을 얻고부터다.
어느 날 외부에서 전화가 와 '정 부장을 바꿔 달라'고 했다. 직원은 '정 부장이란 사람은 없다'고 답하자 상대가 재차 '정영화 부장 없냐'고 물었다. 그제야 직원은 '아~ 우리 사장님이신데요' 하니까 '이 사람 사장이면서…'라며 좋게 생각하고 오히려 후한 점수를 줬다는 것.
정 대표는 처음 회사에 공원으로 입사를 해보니 과거 양반과 상놈처럼 '공원'과 '사원' 간에 차별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차별 없이 친구 혹은 동료로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세상에 적합한 직책'을 고민하던 중 '운전자'를 택했다. 그는 "이 직책을 25년 동안 쭉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할수록 너무 괜찮다"고 했다. 택시 운전하시는 분을 만나면 '운전자'로 친구가 되고 납품을 할 때는 운전을 하니 진짜 '운전자'가 되고, 기계와 장비를 운전하니 그것도 또 '운전자'이고, 회사를 운전하는 그것도 역시 '운전자'가 되니 이처럼 적절한 직책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
그가 대표라는 직함을 훌훌 벗어두고 현장에서 직원들과 부대끼며 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한 결과는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1989년 창업 이래 '작품 만들기'를 사훈으로 그야말로 제품이 아닌 혼이 담긴 작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건 대호테크는 직원을 배려하는 남다른 복지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대호테크를 상징하는 '3일4석610'이 그것이다.
정 대표는 "3일4석610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해 30살까지 1억원을 벌게 하고, 40살까지 석사학위를 받게 하며, 60살까지 10억원을 벌게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중소기업 계약학과 제도를 통한 대학 및 대학원 진학을 독려하고 있다. 학비 전액을 지원함으로써 직원들의 자기 계발에 힘을 보태고 이는 곧 회사의 성장과 직결된다.
이뿐만 아니라 활발한 기술 개발을 위한 직무발명보상제도는 물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통한 특허 등에 대해 보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나눔과 봉사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특히 인재 양성을 위한 기부는 끊이지 않고 있다. 모교인 구미전자공고를 비롯해 창신대, 경남대, 창원대, 창원 폴리텍대, 서울대 등에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쾌척했다. 고향 사랑도 눈에 띈다. 정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김천시 인재양성재단에 총 5천만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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