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암 환자의 생존율이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하니 놀랍다. 이는 대구 상류층들이 수도권의 이름 있는 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현실을 비꼬는 듯한 통계여서 흥미를 더해준다. 무엇보다 대구의 대학병원들이 실력과 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하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경북대 예방의학교실 홍남수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위암 혹은 대장암 수술을 받은 시민 3천485명의 2015년 기준 생존율을 비교해보니, 결과가 예상 밖이었다. 대구 5개 대학병원에서 수술받은 위암 환자 907명 가운데 4.7%인 43명이 사망했고, 서울의 '빅5' 병원에서 수술받은 294명 중에서 3.4%인 10명이 숨져 큰 차이가 없었다.
위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경우에도 대구 대학병원은 20.2%의 사망률을, 서울 5개 대형병원은 21.4%의 사망률을 보였다. 대장암도 눈에 띄는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대구 대학병원들은 서울 대형병원에 비해 오진율이 높고, 기술과 장비가 열악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돈 있고 지위 있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치료는 물론이고 건강검진까지 받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대구 대학병원은 서민이 찾는 의료기관으로 여겨져왔다. 홍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최소한 위암'대장암 분야만큼은 대구 부자들이 서울에서 헛돈을 펑펑 써왔음이 분명하다. 또, 대구 대학병원들이 암 검진 및 판정에서는 서울보다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비교 연구도 필요한 것 같다.
그렇더라도, 대구 대학병원들이 반성하고 고쳐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에 전혀 뒤지지 않음에도, 무엇 때문에 '열등한' 수준으로 인식돼 왔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실력뿐만 아니라 불친절한 서비스, 불편한 진료시스템, 의료진의 고압적 자세, 병원의 경영 잘못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야말로 대학병원들이 이미지 및 서비스 개선에 적극 나서 신뢰받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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