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자사고 3곳 학교 운영 어떻게 교장 좌담회

입력 2017-09-25 00:05:04

"달라지는 입시에 맞춰 학생 역량 최고로 끌어올릴 자신"

수능 개편 등 굵직한 교육정책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매일신문 교육팀은 19일 본사 회의실에서 대구 3개 자율형사립고 교장과 대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경일여고 강산복, 계성고 유철환, 대건고 이대희 교장.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수능 개편 등 굵직한 교육정책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매일신문 교육팀은 19일 본사 회의실에서 대구 3개 자율형사립고 교장과 대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경일여고 강산복, 계성고 유철환, 대건고 이대희 교장.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문재인 정부 이후 교육 정책 및 입시제도 변화를 연이어 예고하면서 학부모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율형사립고, 특목고 폐지를 주장하는 정부의 목소리에 고교 선택을 앞둔 학부모들은 더욱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매일신문 교육팀은 19일 본사 3층 회의실에서 대구 3개 자율형사립고 교장(경일여고 강산복, 계성고 유철환, 대건고 이대희)과 대담회를 가졌다. 지역 자사고들은 지금까지 '최고'를 추구해 온 만큼, 수능 개편 등 입시 정책이 어떻게 변하든 학생 개인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발언은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자사고는 폐지냐 존속이냐 기로에 있다. 현 중2에게 적용될 대입 기본계획이 내년에 발표되는 가운데 정부 교육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경일=수능과 내신 둘 다 절대평가로 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신 절대평가는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고교학점제와 맥을 같이한다. 고교학점제는 내신 절대평가의 선결요건이며, 학생들에게 교과목 선택권을 많이 주고자 한다.

▶계성=가장 큰 변화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시작으로 학생에게 선택권이 많이 부여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실제 학교 교육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적으로 정책이 크게 변화하더라도 학교 교육은 기존대로 진행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대건=지난 2005학년도에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취지에서 수능, 내신이 9등급 상대평가를 결정하자 대학이 반기를 드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결국 한 해만 시도하고 끝났다. 2022학년도 대입 제도도 역시 손을 못 댈 것으로 예상한다. 중2의 대입제도도 큰 틀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지금 중3들은 현재와 같은 수능 체제로 대학을 간다. 앞으로의 입시 정책의 변화에도 학생들이 자사고를 선택하면 어떤 점에서 유리한가?

▶경일=많은 학부모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다. 통계를 보면 전국 모든 대학교가 실시하는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전형 비율과 자사고가 노리는 상위권 대학의 비율은 다르다. 대부분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은 40%, 학종은 23.6%지만, 상위 15개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은 6.9%, 학종 비율은 42.7%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내신 중심으로 학생을 뽑았을 때 우수한 학생들이 못 뽑힌다는 것을 아주 잘 알기 때문이다.

▶계성=내신이 1~9등급까지 있지만, 현실적으로 평균 내신 등급이 최하 등급인 9등급이 나오는 학생들은 없다. 보통 7등급이 나올 수 있는 평균 내신의 최하 수준이다. 자사고에서는 내신 5, 6등급 학생도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데 무리가 없다. 자사고 현장에서는 내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그렇게 크게 체감하지 않는다. 대학도 이런 현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학종으로 선발할 때 이 부분을 감안할 것이다. 내신의 불리함은 일부이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대학 진학에 자사고가 유리하다.

▶대건=자사고의 장점을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일반고 학생은 노릴 만한 전형이 학생부교과전형밖에 없다. 그런데 자사고에서는 선택지가 논술, 학종, 정시까지 세 가지로 늘어난다. 학부모들이 흔히 착각하는데 '학종=내신'이 절대 아니다.

◆각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목표 및 인재상은 어떠한가?

▶경일='지성, 도전, 인성, 건강, 감성을 갖춘 인재'를 추구한다.

▶계성='기독교 정신을 갖춘 미래 주도 인재 육성'이 교육 목표다.

▶대건=미래인재의 핵심 역량인 '소통, 협력, 공감 역량을 가진 인재'를 기르고자 한다.

◆고교 선택을 앞둔 대구의 학부모에게 할 말이 있다면?

▶경일=우리 학교는 학생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열정적인 선생님, 학교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특히 학교 분위기는 일반고에서 따라올 수 없다.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이 없고, 쉬는 시간에 공부하는 게 너무 자연스럽다. 또 상위권 학생이 아닌 모든 학생의 학생부 관리를 잘해준다. 학생부 관리를 위해 교내에서 자체 연수도 정말 많이 하고 있다.

▶계성=어떤 분야든 선도하는 그룹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입시 제도가 어떻든지 대학에서는 무조건 잘하는 학생을 뽑고 싶어 한다. 우리 자사고는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간에 아이를 최고로 길러낼 자신이 있다. 자녀를 자사고에 보낸 만큼의 이익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학생의 학생부 페이지 수가 일반고에 비해 확실히 많다.

▶대건=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 한 명이 수천만 명을 먹여 살린다. 즉 향후 수십 년 먹거리를 주도하는 인재가 중요하다. 큰 목표와 이상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학생들은 자사고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자사고가 인구 절벽시대의 마지막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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