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730저녁앤콘서트'를 마치며

입력 2017-09-22 00:05:01

'문화는 아름답고 예술은 위대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술인들에게 문화예술 환경은 녹록지 않다. 특히 문화예술을 위한 정책은 많지만 정작 문화예술인을 위한 정책은 미미하다. 그런 현실적 고민에서 시작한 대구시 야간상설공연 '730저녁앤콘서트'가 총 16회(순회공연 6회)에 걸쳐 펼쳐졌다. 지역민에게는 문화향유를, 예술인에게는 공연 기회를 통한 역량강화를, 관광객에게는 대구만의 공연문화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730저녁앤콘서트(동성로야간상설공연'대구백화점 앞 동성로 야외무대)는 매주 상설로 공연함으로써 성악, 무용, 국악, 기악, 인디밴드 등 대구의 젊은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공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발판이 되었다.

특히 730저녁앤콘서트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연콘텐츠를 개발하여 정기적 상설공연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공연문화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필두로 한 대중엔터테인먼트의 비약적인 발전은 한류라는 신경제를 낳았고 문화예술인들에게도 문화예술시장을 확대시켰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순수예술을 지향하거나 소외된 장르를 전공한 예술인들에게는 크나큰 어려움을 주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특정장르, 특정지역, 특정단체, 특정인에게 편중된 문화예술 예산은 보편적 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하고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장기적 발전 플랜 수립을 더디게 만들 뿐만 아니라 거대한 상업적 자본과 일회성 대형 축제의 틈바구니에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설 자리를 점차 줄어들게 만들었다.

대구경북에서만 1년에 약 1천여 명에 가까운 문화예술을 전공한 대학 졸업생들이 배출된다. 하지만 이들 중에 자신이 전공 분야에서 안정적인 일을 갖거나 전공관련 직장을 갖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들이 배운 문화예술의 감성과 학문적 지식을 이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개인적 좌절이자 국가적 낭비다. 그런 점에서 문화예술인에게 다양한 공연 기회를 주어 그들의 역량을 살릴 기회를 제공하고 또한 시민들에게 대중성이 가미된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취지에서 시작한 730저녁앤콘서트는 작지만 의미 있는 새로운 공연문화의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730저녁앤콘서트가 열린 동성로는 중국'동남아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좋아하는 화장품 상점들이 밀집된 지역으로서 '공연'관광을 통한 마케팅'의 최적지라고 할 만하다.

앞으로는 여행사들과 연계하여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정책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또한 지역에서 예술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출연 기회와 현장학습의 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 다양한 국적의 출연진이 함께 무대를 꾸며 더욱 풍성한 공연문화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

730저녁앤콘서트 같은 상설공연이 많이 생겨 문화예술을 하는 우리 후배 예술인들이 조금이나마 더 많은 공연 기회를 갖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우연히 길을 걷다가도 공연예술을 접함으로써 삶이 더 풍성해지고 우리나라 거리와 사회가 밝아지기를 기대한다.

730저녁앤콘서트를 아낌없이 지원해준 대구시 관계자들과 공연에 출연한 모든 예술단체, 그리고 무대 뒤에서 열심히 일해 준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걸음을 멈추고 박수와 환호로 예술가들과 교감해 주신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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