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추석대목장날(3)

입력 2017-09-21 00:05:01

3. 떡집에는 떡시루가 바뿌고

아, 추석 밍절 단대목에는

대장깐에 쉿덩거리가 벌겋키 달았을 때,

쇳덩거리가 식기 전에 쉴새없이

니리 때리 대야 되는, 쉬망치처럼

모도가 숨쉴 틈 없이 바뿌다

떡집에는 떡시루가 바뿌고

참지름집에는 참깨 들깨가 깨춤을 추고

장터어 장국밥집에는 솥띠끼가 바뿌고

엿도가아는 엿도가 아재씨 손바닥이 바뿌고

장터어 한 모티이 야바우꾼들은 손가락이 바뿌고

시시마꿈 집집이 콩지름 콩에 물 주기 바뿌고

집집이 칼 가는 숫돌이 바뿌고

단술할 집은 질굼 니리기 바뿌고

쪼매 사는 집은 술을 담굴랑강

꼬두밥 쪄내니라 바뿌고

집집이 절구마중 절구질하는

도꾸바아 오리니리능 기 바뿐데,

할매 할배가 다 바뿌고

오매 아배가 다 바뿌고

아재씨 아지매가 다 바뿌고

어른 아아들 할꺼없이

모도가 다 바뿌이끼네

여게 따라댕기는 강새이꺼정

마카마카 바뿐 겉다

(시집 2집 대구의 장터 풍물편 『추석대목장날』 오성문화 2012)

*니리 때리 대야 되는: 내리 때려 주어야 되는

*솥띠끼: 솥뚜껑

*엿도가아: 엿 만드는 곳

*한 모티이: 한 모퉁이

*시시마꿈 : 제각각

*질굼 니리기: 질굼은 식혜를 만들 때 쓰는 엿기름을 말하고 니리기는 내리기란 말이니 이는 곧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식혜 재료인 엿기름을 안치는 과정을 말한다.

*쪼매: 조금

*담굴랑강 : 담글는지

*꼬두밥: 고두밥. 되게 지어진 밥, 식혜나 술을 담글 때는 꼬두밥을 쓴다.

*절구마중: 절구마다

*도꾸바아: 도구방아 , 도꾸방, 곧 절굿공이를 말함.

*오리니리능 기: 오르내리는 것이

*따라댕기는: 따라다니는

*강새이: 강아지. 큰 개도 보통 애칭으로 강새이라고도 한다

*꺼정 :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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