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공포…대구 80대 노인도 중상

입력 2017-09-20 00:05:01

공원 산책 중에 물려 중상

대구 수성구 한 공원에서 80대 노인이 대형견에 물려 중상을 입으면서 기초자치단체들이 '펫티켓'(Pet+Etiquette) 교육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5시쯤 수성구 파동 공원을 산책하던 A(80) 씨는 뒤따르던 1년 8개월 된 셰퍼드에 왼쪽 종아리를 물렸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견주 B(64) 씨가 목줄을 잡고 있었으나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제대로 손쓸 수가 없었다. 당시 개는 입마개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통원 치료를 하다 상태가 악화돼 지난 16일 병원에 입원했다. 면역력이 약한 A씨는 폐쇄성 폐질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산책 중이던 40대 부부가 대형견 4마리에 물려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 부부를 물었던 개들은 목줄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대형견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견종은 주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이 세고 체격이 큰데다 입마개를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탓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사람이 개에게 물린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2012년 560건, 2013년 616건, 2014년 676건, 2015년 1천488건, 지난해 1천1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장소의 대형견 출입 제한을 주장하지만 찬반 논란이 심하다. 실제 지난 2월 대구 수성구의회가 수성못 유원지에서 자전거'반려견 등의 통행을 제한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기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견주들이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조례는 지난 3월 시행에 들어갔지만 구청은 아직 구체적 지침은 정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서울'경기 일부 지방자치단체처럼 대구에서도 구'군청이 나서 '반려견 행동교정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애견인구가 1천만 명에 육박하면서 생기는 각종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 해법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심화교육 과정을 신설한 서울 강동구청 관계자는 "사람에게 달려드는 등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교정할 뿐만 아니라 견주를 대상으로도 안전교육을 강화한 후 반려동물 관련 민원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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