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글로벌 브랜드 새마을운동] <2> 스스로 개척하는 법 전파해 쌀 소득 증대

입력 2017-09-18 00:05:03

국가별 적용사례 I

새마을운동 전파로 르완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무심바와 기호궤 마을 주민들은 정부에서 무상으로 제공해 준 땅에 낫 하나로 황무지를 개간하고 봉사단에게 벼농사 기술을 배워 농사를 시작해 쌀 한 톨 나지 않는 곳에서 소득이 7배 이상 늘었다. 경북도 제공
새마을운동 전파로 르완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무심바와 기호궤 마을 주민들은 정부에서 무상으로 제공해 준 땅에 낫 하나로 황무지를 개간하고 봉사단에게 벼농사 기술을 배워 농사를 시작해 쌀 한 톨 나지 않는 곳에서 소득이 7배 이상 늘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2010년 에티오피아의 새마을세계화사업 요청을 계기로 새마을사업을 시작했다. 아둘랄라 마을의 가장 큰 애로는 식수 문제였다. 봉사단원들과 주민들은 마을회관 앞에 물탱크와 수도꼭지를 설치해 모든 주민들이 부담 없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2010년 에티오피아의 새마을세계화사업 요청을 계기로 새마을사업을 시작했다. 아둘랄라 마을의 가장 큰 애로는 식수 문제였다. 봉사단원들과 주민들은 마을회관 앞에 물탱크와 수도꼭지를 설치해 모든 주민들이 부담 없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도 제공

"세계에 새마을이라는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는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곳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갖고 가장 먼저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5년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가의 시범마을에 농촌 개발과 빈곤 극복을 위한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르완다, 내전의 아픔을 넘어 변화와 행복으로

르완다는 경상도와 비슷한 국가 면적에 아프리카 중동부 내륙에 위치하고 있다. 인구는 1천266만 명으로 인구 밀도가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높으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754달러로 세계 170위다.

경북도는 2010년 4월 아프리카 빈곤 극복을 위한 시범마을 첫 대상국가로 선정해 같은 해 8월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을 4개 마을로 파견했다. 새마을운동 전파로 르완다 마을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르완다는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재배 기술이 부족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무심바 마을에 파견된 새마을 봉사단원들은 무심바 마을 저지대에 개간이 가능한 넓은 면적의 습지에 벼농사 시범농장을 계획하고, 마을주민들의 동의와 지방정부의 협의를 거쳐 국유지를 50년간 임차받아 지금까지 70㏊의 논을 개간했다. 처음 49명에서 매년 참여 가구가 늘어나 현재 1천132명이 마을 자체적 공동 벼협동조합을 구성했고, 이들은 쌀을 팔아 얻은 수입 중 20%는 각자 분배하고 나머지 80%는 조합공동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쌀 생산으로 소득이 해마다 증가해 무심바 마을 주민들의 가구당 연평균 소득이 7배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경북도의 르완다 무심바 시범마을은 새마을봉사단과 현지 주민들이 협력해 마을 주민들의 의식 변화와 참여를 이끌어내고,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져 한국의 새마을운동 정신과 가치가 구현된 대표적 성공 사례이다.

르완다의 농촌 가옥은 도둑 등을 우려해 집에 창문을 잘 내지 않고 굴뚝도 없는 집 안에서 요리하는 경우가 많다. 또 주방시설도 전통화덕을 사용하는 가구도 있지만 돌을 이용한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가구가 대부분이다.

봉사단원들은 기호궤 마을을 순회하면서 주민 동의를 얻은 뒤 부엌을 개량해주는 '모던스토브' 사업을 하기로 했다. 첫해 총 107가구에 모던스토브를 보급했고 2014년까지 부엌이 없는 가구를 제외하고 201가구(98.5%)가 설치를 완료했다. 이로써 조리시간을 단축하고 연료를 절감하며 무엇보다 연기 문제를 해결하는 등 주거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또 주민들이 힘을 모아 신축 또는 보수해주는 주택 개보수사업도 추진해 자립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 에티오피아, 새마을운동으로 보답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이며 면적은 한반도의 5배이다. 1인당 GDP는 846달러로 세계 163위다. 커피의 원산지이며 한국전쟁 당시 남아프리카 연방과 함께 전투병을 파견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경북도는 2010년 에티오피아 타게다 알레무 외교부 차관의 새마을세계화사업 요청을 계기로 새마을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7년간 116명의 봉사단을 파견해 지금까지 6개 마을을 조성해 에티오피아 농촌지역 개발에 힘써 오고 있다.

아둘랄라 마을의 가장 큰 애로는 식수 문제였다. 매일 오전 6시만 되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당나귀를 몰고 4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물을 길어야 했고 그나마 일찍 출발해도 한두 시간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물을 집에 가져다 올 수 있었다. 경북도에서 파견한 봉사단원들은 마을지도자회의에서 이웃마을인 하테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를 마을까지 연결해 공급하기로 하고 가압펌프 및 물탱크 설치, 3㎞의 상수관로 매설공사를 실시했다.

공사 과정에서 전문 기술이 필요한 부분만 기술자를 고용하고 단순 노동력은 주민 참여로 해결해 마침내 마을회관 앞에는 2만ℓ 용량의 저장 물탱크와 수도꼭지가 설치돼 모든 주민들이 부담 없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식수와 생활용수를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돼 어른들은 농사일에, 아이들은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고 위생적인 생활환경으로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데베소마을은 큰 도로에서 6~7㎞나 떨어져 있고 마을 진입로는 3㎞와 6㎞짜리 2개가 있는 데 대부분의 주민이 우마차나 도보로 다니고 있다. 우기에는 길이 모두 사라지고 깊은 도랑이 파여 건널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새마을봉사단은 우기에도 견딜 수 있는 진입로와 마을 안길을 6㎞ 정비하기로 했다. 마을 주민을 동원해 다리를 설치하고 진입로에 흙 메우기와 터 다지기, 배수로 개설작업을 시행했다. 사업 초기에 참여한 주민들은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며 사업에 의구심을 많이 표출했다. 하지만 우기에도 견디는 진입로가 만들어지고 배수로 설치로 물 문제가 해결되니 우려와 염려가 한국에서 하는 건 된다는 믿음으로 바뀌어 사업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마을 주민들 스스로 하는 사업에도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박성수 경북도 자치행정국장은 "2010년 시작 단계에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컸다"면서 "에티오피아 아둘랄라 마을 식수 문제 해결, 르완다 무심바 마을과 기호궤 마을의 쌀 소득 증대와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인근 시범마을뿐만 아니라 이후에 조성되는 다른 국가의 시범마을을 조성하는데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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