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삼'Hemp)는 신이 내린 친환경 식물이다. 기원전 1세기부터 낙동강 유역에서 야생 대마를 재배해 안동포에 가까운 옷감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안동이 주재배지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삼베는 세계의 거의 모든 인류에게 가장 오랫동안 폭넓게 사용되어온 섬유이자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숙한 옷감이다.
대마초는 기원전부터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통증 조절 목적으로 사용해왔고, 우리 민족도 5천여 년 동안 한약으로 애용해 왔다. 19세기 중반 진통제가 개발되면서 더 이상 약으로 쓰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6년 대마관리법을 제정한 데 이어 2000년부터 마약류관리법으로 대마의 유통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대마 종자(種子)와 뿌리,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이를 활용한 제품 외에는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호주, 핀란드, 이스라엘, 중국 등은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다. 한의학이 발달한 중국에서는 2003년 합법화해 대마초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 건수가 전 세계 특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마로 인한 해(害)보다 의학적 효용에 눈을 뜬 것이다.
대마는 의료용으로 통증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 뇌전증(간질), 파킨슨병 등 뇌 인지 관련 질환, 암성 통증, 자폐증, 크론병 등에 효능이 있음이 입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의료뿐만 아니라 대마산업협회(Hemp Industry Association'HIA)를 구성해 식품, 목욕용품, 의류 등 산업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마약류관리법으로 인해 대마 줄기를 활용해 의류를 제조하거나 대마씨를 활용한 건강식품 제조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고된 수(手)작업 과정과 고령화로 10여 년 전 30㏊에 이르던 안동 대마 재배면적도 올해 0.7㏊로 급감해 존폐 위기에 처한 실정이다. 의복에 치우친 산업은 분명 한계가 있어 보다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오늘날 대마산업은 크게 의료용과 기호용, 헴프시드(대마씨) 등을 이용한 식품용, 섬유, 의약품, 생활용품, 건축자재,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최고의 신성장 산업임에 틀림없다. 대마를 활용한 미국의 산업시장은 2020년이면 134억달러(14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을 내놓은 곳도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암, 치매 등은 물론 파킨슨병 같은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물질로 각광받고 있어 의료용 대마 시장의 잠재 수요도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자는 의견이 서서히 힘을 얻고 있다. 우리도 대마의 의학적 효용과 가치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대마의 꽃과 잎에서 얻어지는 4천여 종의 귀한 물질을 소각해서 없애기보다 철저한 통제와 관리를 통해 의료용으로 연구'개발해서 활용할 수 있는 법제 정비가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 전국 한약재의 37% 정도가 경북 북부지역에서 생산 유통되고 있다. 안동은 경북바이오벤처프라자, SK케미칼 백신공장, 우수한약재유통지원센터 등 9개 기관의 한방바이오 인프라가 풍부하다. 그 때문에 대마뿐 아니라 한약재의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로 원천기술 확보와 기능성 소재의 선점을 통해 산업화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최적지다.
신약 후보물질 탐색을 위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안동에 미래 신성장동력인 한국 한의신약 거점단지 조성과 함께 대마 융'복합연구센터, 한의신약연구센터, 한국한약재 품질안전관리센터, 대마 재배단지 조성 등이 집적화된다면 신성장 산업으로 치매관리 등 국민보건 향상과 국익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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