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과정 간단해 공사 기간 짧아…재질 매끈해 마을 풍경과 이질감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첨성대, 대릉원 등 신라시대 유적과 오래된 기와집이 한 데 어울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던 경주시 황남동 한옥마을이 전통미를 잃고 있다.
현재 황남동 한옥마을에는 흙으로 구워 만든 재래식 골기와 대신 철판에 아연을 도금한 함석으로 만든 기와를 지붕에 쓴 한옥이 여러 채 자리 잡고 있다. 진흙 등으로 얼룩지거나 색이 바래 예스러운 느낌을 주는 기존 골기와와 비교할 때 함석 기와는 매끈하고 색깔도 선명해 마을 고유 풍경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 때문에 벌어진 일로, 황남동 한옥마을은 강진 탓에 경주 여느 곳처럼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당시 전국에 있는 번와'와공 기능인이 경주로 와 주요 문화재 지붕 등 복구에 힘을 보냈고, 경주시는 긴급 복구에 사용하라며 기부받은 골기와 6만3천여 장을 11개 읍'면'동에 나눠줬다. 하지만 일손 등이 부족해 미처 도움을 받지 못한 이곳 한옥마을 일반가옥은 방수포로 응급조치하고 나서 비바람을 견뎌야 했다. 이마저도 제대로 고정이 안 돼 애를 먹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피해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공사 기간이 짧고 경제적인 부담도 적은 함석 기와로 지붕을 복구했다. 골기와로 지붕을 복구하려면 파손한 기와를 모두 걷어내고 구조 진단'보강 공사를 한 뒤 새 기와를 올려야 하지만, 무게도 적게 나가는 함석 기와를 사용하면 보수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이다. 가격도 골기와의 4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 주민은 "지진으로 기와가 부서지고 비까지 내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지진이 언제 또 올지 모르니 반영구적인 함석 기와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주시는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나 나머지 '역사문화 미관지구' 한옥의 사정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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