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는 7일 안동에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국제세미나'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련했다. 낙동강에서 사라져가는 여름 철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안동호 내 작은 모래섬에 서식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안동시는 이를 계기로 안동호가 쇠제비갈매기의 낙동강 마지막 서식지임과 함께 깨끗하고 건강한 생태환경의 안동호를 널리 알리고자 했다. 반길 만한 행사다.
그럼에도 이날 낙동강사랑환경연합회 등 안동의 환경'시민단체 회원들이 세미나 개최에 이의를 제기하는 집회를 열었다. 다소 의아스럽기까지 할 일이다. 그러나 안동의 뛰어난 생태환경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좋은 취지의 세미나지만 굳이 이들이 나선 까닭을 살펴보면 안동시의 균형을 잃은 환경행정의 부끄러운 현주소가 나온다. 그리고 이들의 외침도 수긍하게 된다. 축하할 행사이지만 여기에는 안동시의 일관성 없는 환경행정이 한몫했음을 알 수 있어서다.
이날 행사는 안동시가 마련했다. 과거 낙동강 하구에서 번식하던 쇠제비갈매기가 점차 감소하고 최근 3년 동안 1쌍도 번식하지 않은 데 반해 안동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서식이 확인되면서 이를 근거로 삼았다. 올 4월에는 쇠제비갈매기 생태 기록'관리를 위해 5천만원으로 태양광 전지를 이용한 이동식 CCTV 시스템을 갖추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호주'일본 등 외국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위한 발 빠른 환경행정을 펼친 셈이다. 안동의 좋은 환경을 알릴 더없이 좋은 사례로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동시의 이런 환경행정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안동시민과 1천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오염을 우려케 한 생생한 증거였던 안동호 등 낙동강 상류 물고기'새의 떼죽음에는 굼뜨고 부실했던 행정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나서다. 석포제련소와 폐광산 등의 영향으로 보이는 동물 떼죽음과 숲 황폐화에 대해서는 이번처럼 민첩하게 움직이지 않은 행정을 보였으니 말이다. 행사장 밖 집회 참석자들이 안동시에 대해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외친 이유를 납득하고도 남는다.
이번 행사와 관련, 안동시 환경행정의 불균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돋보이고 낯을 낼 만한 행사만 챙기는 행정은 곤란하다. 동식물의 떼죽음'황폐화 같은 보다 근본적인 환경문제가 비록 힘들고 어렵고 빛이 나지 않더라도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안동호 생태환경 보호는 쇠제비갈매기 관리'홍보만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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