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추석대목장날(1)-대목장터서 일어난 재미있는 신파(新派) 이야기

입력 2017-09-07 00:05:01

1. 먼저 초입(初入)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인자, 내일모레가 추석 밍절

그라고 보이끼네 인자,

추석 대목장도

빱빠린 단대목장이다

걸레 쪼가리 하나만 갖다 나도

강새이 한 마리만 올리다 나도

장이 선다는

추석 단대목장!

단대목이라 그런지

추석 대목장도

후끈 운짐이 달았다

(시집 2집 대구의 장터 풍물 편 『추석대목장날』 오성문화 2012)

*빱빠린: 빱빠른. 코앞에 바싹 다가와 있는 느낌을 말할 때 쓰는 말.

*운짐: 어떤 기운.

추석은 설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고의 명절이다. 설과는 달리 추석은 결실의 계절인 수확기와 맞닿아 있어서 모든 것이 풍성하고 절기 또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시절이라 추석이야말로 우리 민족 최고 최대의 명절이자 온 민족의 축제와 화합의 장(場)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장날이란 우리네 민초(民草)들의 온갖 애환이 서려 있는 가장 원초적인 터전이지만 요즈음 와서 재래시장의 근대화란 이름 아래 모든 것이 규격화, 획일화되어 가는 바람에 옛날의 시골장날 같은 정취가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다. 그마저도 인터넷 온라인 구매다 뭐다 하여 자꾸만 쇠락해 가는 형편이어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품은 대개 1950년대를 전후하여, 실제 시골 대목장날, 장터거리에 있었던 실화와 체험, 항간에 장터 주변을 떠돌던 민담, 일화, 에피소드 등을 필자의 추억 책에서 끄집어내어 상상력을 축으로 꿰어 엮은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독자 여러분을 그 옛날 한창 흥청거려쌓던 추석대목장날의 저 유명한 안동 풍천의 구담장(九潭場), 영주 봉화의 추석대목장, 아니면 대구의 큰 장인 서문시장이나 칠성시장의 추석대목장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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