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 낮은 성주대교 자살·실족사 위험

입력 2017-09-06 00:05:00

최근 투신 사건 잇따라 지역민 '자살 다리' 오명 우려…보행자 통로도 아예 없어

성주대교에 보행자 통로가 없고 난간이 낮다 보니 자살 시도가 잇따르고 자칫 실족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성주군 제공
성주대교에 보행자 통로가 없고 난간이 낮다 보니 자살 시도가 잇따르고 자칫 실족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성주군 제공

#1. 지난달 28일 오전 10시쯤 성주대교 하류 100m 지점에서 A(20'대구 달성군)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우울증을 앓던 A씨는 지난달 25일 성주대교에서 투신했다. 성주대교 가설교 공사를 위해 설치한 CCTV에 A씨가 버스를 타고 와서 다리를 걸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 이달 2일 오전 8시 50분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B(55) 씨도 성주대교에서 20m 아래로 뛰어내렸다. B씨는 다행히 인근에서 공사를 하던 작업 인부들이 발견해 구조됐다.

최근 성주대교 위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칫 '자살 다리' 오명이 생기지 않을까 봐 지역 사회가 걱정하고 있다. 성주대교에서 자살 시도가 잇따르는 것은 다리의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성주대교에는 보행자 통로가 없다. 새벽이나 밤에 인근에 사는 노인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리를 자주 이용하면서 실족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다리 위를 걷던 중 왕복 2차로 모두 차량이 달릴 경우 피하기 위해 난간 구조물 위로 올라설 수밖에 없어 자칫 실족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리 난간도 매우 낮은 편이다. 난간의 경우, 구조물을 받치고 있는 콘크리트 블록으로 올라서면 높이가 웬만한 성인의 허리보다 낮아 쉽게 넘을 수 있을 정도다. 낙동강보 설치 후 수심이 깊은 곳은 10m 가까이에 이른다.

성주경찰서도 이 같은 지적이 일자 3년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대구국토관리사무소에 "성주대교에 인도가 없어 사고의 위험이 있다. 보행자 도로 신설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대구국토관리사무소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아직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잇따른 자살 사고로 성주군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성주군 관계자는 "수많은 차량이 통행하는 성주대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자칫 나쁜 소문이라도 날까 봐 걱정"이라며 "자살 방지 문구를 설치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못 된다. 안전펜스 설치와 보행자 통로 확보 등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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