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도시 안동] <8>하회탈춤, 한국을 넘어 지구촌 신명으로

입력 2017-09-05 00:05:03

140개국 공연·100만 관광객 참여…세계 탈춤 중심지로 자리매김

하회별신굿탈놀이가 대한민국 문화유산을 넘어 지구촌 세계유산으로 거듭나려고 하고 있다. 안동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하회별신굿탈놀이가 대한민국 문화유산을 넘어 지구촌 세계유산으로 거듭나려고 하고 있다. 안동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을 통해 하회탈춤과 하회탈의 세계화를 꾀해 왔다. 2016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식 주제공연 모습. 매일신문 DB
지구촌 130여 개의 탈 문화단체가 참가하고 있는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은 탈과 탈춤 관련 국가 자문기구인 유네스코(UNESCO) 산하 국제민간단체(NGO)로 인가받았다. 안동시는 연맹을 통해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 등재에 나서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구촌 130여 개의 탈 문화단체가 참가하고 있는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은 탈과 탈춤 관련 국가 자문기구인 유네스코(UNESCO) 산하 국제민간단체(NGO)로 인가받았다. 안동시는 연맹을 통해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 등재에 나서고 있다. 매일신문 DB

800년 동안 해학과 익살로 세태를 풍자해 온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이제는 안동,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을 신명 나게 하고 있다. 하회탈춤은 오래전부터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안동시는 학자와 뜻있는 인사들과 함께 축제화 시도에 나섰다. 올해로 21년째 계속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승되는 전통 탈춤은 물론 지구촌 수십여 곳의 탈춤들이 동참해 '탈춤' 하나로 하나의 지구촌을 만들고 있다. 안동시가 하회탈춤과 탈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만든 유네스코 산하 비정부기구(NGO)인 '세계탈문화예술연맹'(IMACO)이 한몫하고 있다. 이마코는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지구촌 탈춤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오는 29일부터 열흘간 안동시내와 낙동강 탈춤공원, 하회마을 등에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17'이 열린다. 올해 축제 주제는 '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Wish of Homo-festivus)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탈춤 캐릭터 말뚝이를 다양하게 표현해 말뚝이가 탈을 쓰고 춤을 추며 이루고자 했던 소원을 축제를 통해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

볼리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등 13개국 14개 단체 해외 공연단이 축제를 찾는다. 특히 한국'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터키의 날'을 열어 적극적인 해외 교류를 진행할 계획이다.

축제의 킬러 콘텐츠인 '세계탈놀이경연대회'는 해외부를 신설해 탈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축제를 통해 활발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축제를 기반으로 한 지역문화 콘텐츠 확보 및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한 버스킹 공모로 젊은 층이 참여할 다양한 창구도 마련한다. 게다가 안동축제관광재단이 탈놀이단을 모티브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와 관련된 공모사업에 선정돼 탈춤축제 놀이단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단이 함께 축제장에서 어우러진다.

안동국제탈춤축제장은 세계 탈춤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축제에 참가한 외국 공연단이 140여 개국 200여 개 단체에 이른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등 각 대륙 문화권의 탈춤이 한 번쯤은 안동을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탈춤 축제장에는 국내외 관광객 100만 명이 다녀간다. 이 가운데 외국인들도 해마다 늘고 있어 지금까지 100만 명 이상의 지구촌 관광객들이 다녀갔다. 안동축제관광재단 권재환(45) 사무처장은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이제 세계 탈춤꾼들은 물론, 이를 보려는 세계인들을 초청해 상호 간 신뢰 회복과 동질성을 확인시켜 주는 문화의 장, 평화의 장을 연출하고 있다"며 "모든 인위적 장벽은 국제교류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탈춤축제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정치성이 없는 문화교류는 정감 어린 인류애를 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고 했다.

타이완 사자춤 공연단과 중국 경극 공연단이 얼싸안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앙숙 관계인 중국과 티베트 문예인들이 같이 공연하고, 터키와 요르단 등 중동과 유럽인들이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러시아와 라트비아, 우즈베키스탄, 크로아티아도 한자리에서 공연했다.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중국도 한자리에서 공연을 펼친다.

고려 중기에 시작돼 지난 800년간 하회마을 내에서 신분과 지위를 떠나 반상 간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며, 마을 구성원들의 대동화합을 도출해 내는 긴요한 문화적 도구였던 게 바로 하회별신굿탈놀이다. 탈춤의 가치와 세계유산적 가치가 상통하는 부분이다.

◆세계탈문화예술연맹, 탈'탈춤 문화 보편적 가치 세계유산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참가한 관광객들은 1997년 첫해 10만 명 정도였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은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100만 명 관광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안동시와 지역 문화계'학계 인사들은 지구촌 탈춤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체계적 발전과 세계화, 안동을 지구촌 탈춤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학술적 뒷받침과 조건을 만들어 내기 위해 2006년 9월 '세계탈문화예술연맹'(International Mask Arts Culture Organization'IMACO)을 창립했다.

IMACO는 이후 격년으로 아시아 태평양 국가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총회를 열어 지구촌 탈'탈춤 지도자를 만들어 내고, 다양한 주제를 통한 학술 토론회를 열어 탈과 탈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가치를 전승'계승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특히 창립 8년 만인 지난 2014년 6월에는 파리 유네스코(UNESCO) 본부로부터 탈과 탈춤 관련 국가 자문기구인 유네스코 산하 국제민간단체(NGO)로 인가받아 세계적 공인을 받았다. 오는 11월 초에는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2017 IMACO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마련한다. 11월 라오스 비엔티엔 IMACO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는 세계 보편적 문화인 탈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촌 곳곳에서 IMACO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회원국은 몽골, 부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리랑카, 중국, 일본,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쿠웨이트, 이란, 방글라데시, 바레인,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 투르크메니스탄 등 26개국이다. 또, 스페인, 핀란드, 터키, 그리스, 라트비아, 프랑스,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과 캐나다, 코스타리카, 멕시코,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과테말라, 미국, 콜롬비아 등 유럽권과 아메리카권 17개국도 참가하고 있다. 아프리카 문화권인 케냐, 수단, 말리, 시에라리온, 가봉,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잠비아 등 11개국, 호주와 뉴질랜드 등 2개국을 합해 모두 56개국 131개 단체와 개인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IMACO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문화올림픽을 위한 우수한 문화예술 공연 및 전시 콘텐츠 지원 ▷대회 홍보를 위한 협력 ▷문화올림픽 관련 정보'자료의 공유 및 활용과 관련한 협력 ▷기타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병진 IMACO 사무처장은 "그간 축적해 온 해외 네트워크와 노하우에 전문 추진 위원들의 지식과 전략이 합쳐졌다. 탈 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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