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 판매량 전년대비 '반 토막' 예상

입력 2017-09-02 00:05:01

지역 부품업체 피해 우려

현대'기아차의 올해 중국 시장 판매량이 작년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기아차가 패소한 여파까지 겹치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 전반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영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월 수출 동향 관련 브리핑을 열고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79만 대를 팔았는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86만 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사드보복과 더불어 최근 중국 국민들이 한국차 대신 중국 또는 다른 나라 차를 선호하는 영향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현대'기아차의 올해 중국 판매량이 86만 대에 그친다면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은 지난해 56억7천만달러에서 33억8천만달러로 22억9천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으로 가는 자동차부품 수출 물량의 70%가량은 현대'기아차로 유입된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수출 물량과 함께 중국 현지 업체에서도 부품을 조달한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감소가 국내 부품 수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렵다.

김 실장은 "최근 현대차 중국 부품 공장이 재가동하고 있어 앞으로는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이전 같은 가동 중단 사태가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 감소액은 전년 대비 27억8천만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은 나날이 감소 추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작년 상반기(80만8천359대)의 절반 수준인 43만947대(현대차 30만1천277대'기아차 12만9천670대)를 파는 데 그쳤다.

또 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8월 국내외 시장에서 작년보다 6% 적은 33만6천625대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 누적(1~8월) 수출량(240만9천325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265만909대)과 비교해 9.1% 적었다.

기아차도 8월 한 달 내수(4만1천27대)는 9.7% 늘었지만 수출(18만1천713대)은 0.8%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을 더한 전체 8월 판매량(22만2천740대)은 1년 전보다 1%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 하락이 가시화하면서 대구경북 차부품 업체들의 불안감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달 31일 기아차 노조가 기아차에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이 원고 측 일부 승소 판결로 끝났다. 임금 지급에 따른 유동성 하락을 우려한 기아차가 매출 보전을 위해 협력업체의 고혈을 짜낼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 달서구 한 차부품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까지 겹쳐 현대차그룹이 허리끈을 졸라맬 가능성이 커졌다. 애꿎은 부품업체들까지 피해를 볼까 두려운데도, 완성차 업체에 대해 사정 좀 봐달라는 말조차 꺼내기 힘드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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