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입력 2017-07-26 00:05:01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와 열대야로 많은 시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얼마 전 짜증 나고 힘겨운 무더위를 식혀줄 소나기 같은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여자 프로골프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들이 우승을 포함, 상위 10위 내에 8명이 포진하는 쾌거를 거뒀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흘간 관전하면서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미국 선수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압도적 기량에 꽤(?) 실망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이렇게 우리나라 여성들은 여러 분야에서 남성을 압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의 건강 지표는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

얼마 전 참석한 골대사학회에서 우리나라 여성의 뼈 건강이 매우 심각하다는 발표가 있었다. 특히 젊은 여성은 몸을 지탱하는 원천인 뼈와 근육량이 정상 수치보다 낮다고 했다. 여성 건강 문제는 1975년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국립보건연구원이 펴낸 '수치로 보는 여성 건강 2016'에도 잘 나타난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의 각종 여성 건강 관련 통계를 종합'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세 이상 우리나라 여성의 중등도 이상 신체 활동 실천율은 16.4%로 남성(22.9%)보다 낮았다.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최근 1주일 동안 격렬한 신체 활동을 1회 10분 이상, 하루 총 20분 이상, 주 3일 이상 실천하는 사람의 비율이다.

다른 운동 지표인 '최근 1주일 동안 근력 운동을 2일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인 근력 운동 실천율을 봐도 여성은 13.5%로 남성(30.1%)의 절반에 못 미쳤다. 또한 여성들은 다이어트 등의 영향으로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여학생 10명 중 3명은 아침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것은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는 25~34세 여성 10명 중 1명은 담배를 피운다는 점이었다. 이들 여성 중 9%는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고 있었다. 여성의 흡연과 음주는 특정 질환의 유병률을 남성보다 높게 만드는 등 폐해가 만만치 않다.

여성 건강에는 임신과 출산 등 여성 고유의 영역과 함께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는 건강 문제도 해당된다. 남녀 공통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라도 성별에 따른 발생 빈도나 양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생물학적 차이는 성별에 따라 건강 문제가 다르게 나타나도록 만든다. 또한 사회 구조화된 남녀 간의 성(gender) 역할 차이도 성별 건강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교육과 수입, 고용 측면에서 남성보다 열악하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보건학적 관점에서 여성 건강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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