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인 도시재생 뉴딜시대에 발맞추어 대구시가 주최하고 (사)한국도시재생학회, 대구시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한 '2017 대구 도시재생 콘퍼런스'가 지난달 28일과 29일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렸다.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대구 도시재생의 발전적 정책 방향을 가늠해 보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일본의 3개 도시 도시재생 관계자의 주제발표와 중앙 및 지역의 전문가 종합토론으로 구성되었다.
도시재생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쇠퇴한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역을 부흥시키는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 도시에서 급속히 나타난 도시 확장으로 인한 도심 공동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다.
도시재생사업은 단기간에 걸쳐 성과를 낼 수 있는 여타의 사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가져야 한다. 도시는 지역적 공간을 토대로 오랜 기간 사회적'경제적'정치적 활동의 중심이 되어온 장소이다. 침체된 도시라 함은 이러한 도시가 기능적으로 활력을 잃고 사람들이 떠나가는, 도시 슬럼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어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 방안 또한 단선적 혹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최근 도시재생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해외의 선진 사례 견학이 붐을 이루고 있다. 20∼30년에 걸쳐 완성된 성공 사례의 외형적 결과물에 대한 단순한 인증샷 찍기도 중요하지만, 그 성공 사례가 얼마나 오랜 시간의 준비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각 관련 전문가들의 협업 속에 추진되어 왔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지역이 왜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근본적 원인과 도시의 잠재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미래 방향성을 설정한 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우리가 인터넷으로 보는 화려한 탐방 사례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각인하였을 때 우리 지역에서도 자생적인 모델의 도시재생 명소가 탄생하리라 확신한다.
도시재생에 대한 작금의 풍성한 담론에 반해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는 각론으로 들어가면 대체로 해외 사례를 언급하는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쟁에 비유하면 돌격 선상에서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사람들은 많은 반면 정작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잘 훈련된 전투병(현장 전문가)은 찾아보기 힘든 형국인 것이다. 종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전문 인재 양성 시스템 조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또한 도시재생사업은 특정 장르의 전문가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연계 전문가들의 협업에 의해 완성되는 장르 융합형 사업이다.
하버드대학의 저명한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통섭'이라는 책에서 "환경이나 인구 과잉 등 우리가 마주하는 대부분의 사회 문제는 자연과학적 지식과 인문'사회적 지식이 통합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현대의 지나치게 세분화된 지식 체계를 비판하면서 이전에 관련이 없던 아이디어와 개념,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할 때 상상력과 창의력이 생겨날 수 있다"고 그의 책 '부의 미래'에서 언급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도시재생에는 연계 학문 및 전문가들의 협업 체제가 성공의 관건이라 생각한다. 여러 장르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서로가 겸손의 미덕을 보일 때 우리의 도시공간은 다시 한 번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게 될 것이며, 지속 가능한 도시의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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