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가 그리다
자연이 주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감정을 미술로 승화시켜오고 있는 '모자(母子) 작가'의 합동전이 4일(화)부터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섬유 공예가이며 서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순 작가와 젊은 한국화가로 화단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이종현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자연과 옛것의 그리움을 담다'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갖는 이재순 작가는 옛 조상들이 사용했던 대청마루, 교자상, 가구 등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 넣어 새로운 미술작품으로 재탄생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재순 작가의 오랜 연륜만큼이나 작품에선 깊이 감이 짙게 묻어난다. 고풍스러운 전통미와 현대의 세련된 감각이 함께 어우러져, 신고(新古)의 조화로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재순 작가의 작품은 예술가의 인내와 창의적 조형미가 주는 아우라(AURA)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이재순 작가가 전통미와 현대미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조형적 언어를 표현하였다면, 한국화가 이종현은 매일매일 급변해 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물질문명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미의식과 폐단을 함축된 조형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고층건물과 화려한 네온사인,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속에서 현대인의 자아와 정체성을 찾기 위한 일련의 작품들과 달리 이번 '길'(Road) 시리즈는 현대사회의 공허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스팔트 위에 깊게 파인 자동차 바퀴의 흔적과 조각 채 떨어져 나가버린 도로의 낡은 흔적은 현대인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자동차가 스쳐 지나간 자리엔 반복된 시간의 흔적으로 남게 되고, 세월의 무상함이 주는 질곡 같은 삶의 아픔은 그저 아련함으로 남는다. 어디에서 떨어져 나왔는지 알 수 없는 도로의 아스팔트 한 조각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집단에서 이탈되어 버린 삶의 낙오자처럼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정성진 큐레이터는 "이종현 작가는 이러한 소재를 통해 현대인들의 삶과 아픔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어두운 색 속에서도 밝고 산뜻한 색감으로 채색된 주제의 상징물은 지치고 힘든 현대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희망과 꿈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A관에는 이재순 작가의 작품 30여 점, B관에서는 이종현의 작품 15점이 전시된다. 9일(일)까지. 053)420-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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