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풍 최고급 페리 '엘도라도호' 독도 항로 뜬다

입력 2017-05-31 00:05:00

대저해운…최고 기술 호주 조선사 건조, 복원성 10배로 안전감 높여

대저해운이 6월부터 독도 항로에 취항하는 엘도라도호(호주 오스탈사 건조)의 외부와 내부, 그리고 조타실. 대저해운 제공
대저해운이 6월부터 독도 항로에 취항하는 엘도라도호(호주 오스탈사 건조)의 외부와 내부, 그리고 조타실. 대저해운 제공

포항~울릉 뱃길에 썬플라워호(2천394t'정원 920명'차량 16대'최대속도 52노트)를 운항하는 ㈜대저해운(대표이사 임광태)이 내달 15일부터 독도 항로에 안전과 품격'안락함을 두루 갖춘 유럽풍 최고급 페리 엘도라도호를 띄운다. 대저해운은 지금까지 연안 해운이 빠르고 안전하게 운송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 동해안 승객들의 욕구가 속도와 안전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안락한 여행 환경으로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도입한 엘도라도호는 이러한 연안 해운의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한 대저해운이 1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여객선 도입 태스크포스까지 꾸려 1년여를 준비한 끝에 북유럽 에스토니아에서 찾은 보물로 평가받는다.

◆세계 최고 수준 오스탈사 건조

'엘도라도호'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도 의미가 깊다. 독도는 우리나라의 최동단 섬으로 다양한 조류'식물과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해저에는 150조원에 이르는 해저자원이 있다. 역사적으로는 우리가 지켜가야 할 국토 수호의 상징이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독도는 우리에게 황금 같은 보물선이라는 의미로 'El Dorado'(엘도라도'황금의 땅)라는 선명을 명명하게 됐다"고 했다.

엘도라도호는 호주 오스탈(AUSTAL)사가 설계와 건조를 맡았다. 오스탈사는 여객선뿐만 아니라 지난 2008년 미 해군의 신형 연안전투함인 USS 인디펜던스(LCS-2)를 건조해 납품하는 등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조선사다. 엘도라도호는 부식에 강한 알루미늄 합금 재질을 사용해 총톤수 600t급대(국제총톤수 963t급)'전장 52m'전폭 13m 규모로 엄격한 독일 선급(여객선 국제공인 검사기관) 기준에 맞춰 설계'건조됐다.

고속엔진인 독일산 MTU16V 엔진 4기(총기관파워 9천280㎾'1만2천440마력)를 탑재하고 물을 선체 바닥에서 빨아들여 뒤로 내뿜는 구경 63㎝규격의 워터제트(Water Jet) 추진 방식을 채택해 최대 40노트(시속 74㎞), 평균 34노트(시속 63㎞)를 자랑하는 쌍동선형 초쾌속 여객선이다.

엘도라도호는 수면에 잠기는 선체가 두 개인 쌍동선형으로, 선박이 파도에 의해 기울어졌다가 다시 정자세로 돌아오는 능력인 '복원성'의 경우 선체가 하나인 단동선형 선박과 비교했을 때 약 10배 이상 더 뛰어나다. 특히 물에 잠기는 좌현'우현 선체에는 총 80개의 수밀격벽(물이 새지 않는 칸막이 벽'에어포켓 역할)이 설치돼 있어 선체에 파공이 생기더라도 다른 구획으로 침수가 확산하는 것을 방지해 침몰의 위험이 전혀 없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좌현 선체와 우현 선체에 각각 2대씩, 총 4대의 엔진을 설치해 1대의 엔진이 고장 나거나 좌현 또는 우현 전체의 엔진이 고장 나도 정상 가동하는 2, 3기의 엔진으로 안전하게 항해해 항구로 들어올 수 있다. 현존 선형 중에서는 가장 안전한 선형의 초쾌속 여객선"이라고 했다.

◆추가 가능 정원 20% 포기 '쾌적'

엘도라도호는 여객 정원이 414명으로, 600t급 동급인 다른 선박이 여객 정원 520명으로 좌석을 배치한 것과 비교하면 20%가량 승객을 적게 싣는다. 울릉'독도 항로에 다니는 388t급의 여객 정원이 440명이 넘는 것과 견주어 봐도 배는 훨씬 큰데 승객은 더 적게 탄다.

승객 개인당 공간이 넓은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대저해운이 배를 도입하면서 북유럽 에스토니아에서 운항하던 기본적인 구조에 손을 대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국내 다른 여객선 일등석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승객 테이블을 그대로 보존해 체형이 큰 유럽인들이 사용하던 좌석 간격을 유지했다.

2층 지붕의 라운드형 통유리 자연채광 구조도 그대로 살리는 한편 최신시설로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 설비를 한층 더 고급화해 쾌적하고 안락함을 더 높였다.

동급 여객선들에 비해 뛰어난 승선감 역시 특장점으로 꼽힌다. 쉽게 말해 뱃멀미가 훨씬 덜하다는 것이다. 선체 앞쪽 상갑판을 수면에서 높게 설계하고 앞쪽 선수부 두 개의 양 선체 사이 2m 크기의 커다란 중앙 선체를 추가 설치해 2.5~3m 이상의 높은 파도에 의해 발생하는 선수 부분 선체 충격 현상을 대폭 줄인다.

여기에 물에 잠기는 양쪽 선체 아래에는 '플러쉬 포일'(Flush Foil)로 불리는 날개를 설치했다. 최신 컴퓨터 시스템이 엘도라도호가 운항하고 있는 해역의 파도 높이를 자동으로 측정, 포일 날개의 플랩을 자동으로 상하 조정한다. 파도에 따른 위아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장치이다.

특히 선미(선박 뒤쪽)에 설치된 워터제트 추진기 아래에는 인터셉터(Interceptor)라고 하는 첨단 시스템이 있다. 파도 높이에 따라 워터제트 추진이 분사하는 물의 각도와 수면이 수평을 이루도록 자동으로 조정해 최대 2.5m의 높은 파도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로 고속 운항이 가능하다. 엘도라도호가 작지만 강력한 기동력을 자랑할 수 있는 이유이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한 유럽식 인테리어의 엘도라도호 취항을 계기로 선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울릉도'독도 관광 패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고 했다.

지난 4월 23일 부산항에 도착한 엘도라도호는 현재 엔진 정밀검사와 한국선급 검사'외부 디자인'페인팅 작업을 거쳐 울릉 저동항~독도 항로를 운항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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